[최성택 변호사]
야후 코리아 법무팀에서 일하면서 미국법, 특히 상법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가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던 차에, 미국의 명문 로스쿨인 노스웨스턴 로스쿨의 LLM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받았다. 2004년 2기생으로 입학해 한국에서 두 학기, 그리고 미국 시카고에서 한 학기동안 공부하고 LLM학위를 취득한 데 이어 뉴욕주 변호사가 돼 실무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상당 부분을 공부하기 때문에 미국 현지에서 공부하는 것에 비해 교육의 수준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흔히 LLM 유학을 하고 온 선배나 친구들로부터 강의는 워낙 어려워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골프를 비롯한 각종 여가를 즐기면서 과정 자체는 편안하게 마쳤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노스웨스턴의 LLM 과정은 예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프로그램이었다.
교수들 열강에 감명
첫째, 교수진이다. 노스웨스턴 로스쿨에서도 과목별로 최고의 강의평가와 대외적 지명도가 높은 교수들이 방한해 열강하는 모습이 무척 감명 깊었다. 최신의 학설과 판례, 실무지식을 접할 수 있었다.
교육시스템도 색다르다. 앞에서 소개한 각종 여가를 즐길 수 있는 LLM 과정에 대한 전문은 최소한 한국에서 진행되는 노스웨스턴 LLM 프로그램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이곳에서는 여러 과목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한 과목씩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기말고사를 마친 후 다음 과목으로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과목별로 일종의 예습(Preview) 시간이 따로 배정되어 있어서, 해당 과목이 시작하기 전에 교과 내용 전체를 공부해 일차적인 이해를 마친 상태에서 미국에서 온 교수님을 맞이하게 된다. 사실상 Preview 과정을 통해 각 과목에 대한 기본지식을 대부분 습득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 실제 수업에 들어가면, 내용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이해와 수준높은 질문, 대화가 가능해진다. 필자는 지금도 당시 가르침을 받은 교수님들께 e메일이나 전화로 종종 조언을 구한다.
과목별 예습시간 따로 배정
미국 현지에서 실시되는 강의도 빼놓을 수 없다. 필자는 시카고 캠퍼스에서 한 학기를 공부하는 'Spring Option'을 다녀왔다. 이를 통해 노스웨스턴 로스쿨의 학문적 전통을 접하는 한편 현지 학생들과 교감할 수 있어 좋았다. 교수님들과 노스웨스턴의 행정실에서도 한국에서 온 학생들을 위해 여러 면에서 특별한 배려를 해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마침 아내가 시카고 체류기간 중 출산을 하여, 새로운 생명을 얻는 기쁨까지 누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직장을 다니며 LLM과정을 마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미국으로의 본격적인 유학을 통해 LLM 또는 J.D.를 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필자와 같은 직장인들은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다. 직장을 다니면서 유학을 병행할 수 있는 게 노스웨스턴 LLM과정이다. 뉴욕주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을 때 아내가 무척 기뻐했던 걸로 기억한다.
최성택 미국변호사(야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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