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사태' 집단소송 상고장 각하로 10년 공방 종지부
'동양 사태' 집단소송 상고장 각하로 10년 공방 종지부
  • 기사출고 2024.04.2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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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타증권, 동양증권 인수 리스크 해소

상환능력이 없는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2013년 발행한 회사채를 동양증권을 통해 판매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이른바 '동양 사태'의 피해자들이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을 상대로 낸 집단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유안타증권이 4월 17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12-3민사부는 서 모씨 등 (주)동양 채권투자 피해자 1,246명이 1,130억원을 배상하라며 유안타증권을 상대로 낸 증권관련 집단소송(2023나2011017)에서 지난 1월 24일 항소를 기각하며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한 데 이어 4월 16일 원고들이 불복해 제기한 상고에서 상고장 각하명령을 내려 사건을 모두 종결했다. 원고들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인지를 납부하지 않았고, 서울고법 재판부의 인지보정명령에도 응하지 않아 상고장 각하로 사건이 마무리된 것이다. 상고장 각하는 대법원이 아닌 항소심 법원이 내린다.

이로써 2014년 6월 13일 소장이 접수된 이후 약 10년 만에 동양사태 피해자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이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중요사항 허위기재 · 미기재 인정 안 돼"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가 (주)동양이 발행한 회사채를 샀다가 동양이 회사정리절차에 들어가며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을 통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이유는, 동양증권의 증권신고서 등에 있어 중요사항의 허위기재 또는 미기재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자본시장법 125조와 179조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은 증권의 매매 또는 그 밖의 거래과정에서 다수인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 그 중의 1인 또는 수인이 대표당사자가 되어 수행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말하며, 여기서의 증권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증권을 말한다.

'동양 사태' 사건은 증권관련 집단소송의 본안 이전에 집단소송의 허가를 놓고도 오랫동안 공방이 오갔다.

1심 법원은 2016년 9월 소 제기자들의 손해배상청구가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는 점이 소명되지 아니하여 집단소송법 제3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중요한 쟁점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공통된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집단소송 불허가 결정을 내렸다. 이에 원고들이 항고했으나 2심 법원도 2017년 8월 총원 구성원이 될 수 없는 2인이 대표당사자에 포함되어 집단소송법 제11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항고를 기각하고 불허가 결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2018년 7월 대표당사자 중 일부가 구성원으로 남아있다면 일부 대표당사자가 구성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집단소송을 불허가할 수 없다며 재항고를 인용하고, 2019년 10월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 재항고 결정의 취지에 따라 "손해배상의 청구원인은 원칙적으로 본안에서 심리되어야 하고, 집단소송 허가요건인 공통성, 효율성 요건 등은 갖추었다고 볼 것"이라며 집단소송 허가결정을 내려 청구액 1,130억원의 집단소송 본안소송이 본격 시작된 것이다.

한편 (주)동양 회사채 투자자가 아닌 동양레저, 동양인턴내셔널, 티와이석세스 등 동양의 비상장 계열사 3곳의 회사채 등을 산 강 모씨 등 2,258명이 2014년 6월 10일 제기한 또 하나의 증권관련 집단소송은 주권비상장법인이 발행한 증권의 거래로 인한 손해배상은 청구할 수 없어 집단소송법 제3조 제2항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2023년 6월 대법원에서 최종 불허가 되어 (주)동양 회사채 투자자들이 낸 집단소송만 진행되었다.

(주)동양 회사채에 투자했던 피해자들이 낸 집단소송마저 원고 패소로 확정됨에 따라 2014년 6월 2,300억원에 동양증권을 인수한 유안타증권으로선 동양사태로 인한 민사책임을 말끔히 해소하게 되었다.

현재현 회장 등 동양 관계자 4명이 상환능력 없이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한 1조 2,985억원 상당의 CP 등 회사채를 판매하여 판매대금(실제 미상환 금액 9,868억원)을 편취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되어 2014년 10월 1심에서 CP 등 사기 발행 부분에 대해 전부 유죄가 인정되고 분식회계 관련 혐의만 무죄가 선고될 당시만 해도 동양증권 인수가의 5배가 넘는 약 1조원 규모의 민사책임 위험에 놓였던 유안타증권이 동양증권 인수에 따른 더 이상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현 회장 등에 대한 혐의는 2015년 5월 항소심에서 동양그룹의 악화된 재무상황이 대내외에 알려진 2013년 8월 20일 이후의 CP 등 발행부분인 약 1,700억원에 대해서만 유죄가 선고되어 현 회장은 1심보다 5년이 줄어든 징역 7년,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은 징역 2년 6월의 형이 선고되어 그해 10월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었다. 

개별 소송 · 금감원 분쟁조정절차, 일부 피해구제 

집단소송 외에 개별 민사소송과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배상을 모색한 동양사태 피해자들은 일부 피해구제를 받았다.

개별 민사소송에서 동양증권에 불완전판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어 유안타증권에 청구액 대비 20~30%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으며,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된 부분에 대해선 60%까지 배상책임이 인정되었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또 2014년 7월 31일 사전심의와 본회의를 거쳐 35,754건의 계약 중 67.2%에서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를 인정하고, 사안에 따라 최종 15~50%의 배상을 명했다. 개별 민사소송과 금감원 분조위를 통안 피해구제액은 500억~600억원으로 파악된다.

2013년 10월 17일 (주)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 등 동양그룹 5개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며 본격화된 동양그룹 사태는 피해자 구제 미진 등 여러 측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2건의 증권관련 집단소송에서 투자자들이 모두 패소하며 집단소송을 통한 피해구제 시도가 과연 효과적인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개별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금감원 분쟁조정절차에 동의한 투자자들은 일부 피해구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의 요건이 매우 제한적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 동양증권을 인수한 유안타증권 입장에선 계열사들이 기업회생에 들어가고 그룹 경영진이 형사기소되는 민, 형사상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판단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된다. 나아가 형사재판에서의 변호와 집단소송 등에 대한 대응을 통해 형사재판 1심 선고 당시만 해도 약 1조원으로 추산되었던 손해배상 리스크를 500억~600억원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재야 법조계를 포함한 한국 사법제도의 객관성과 우수성을 확인받은 또 하나의 사례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현재현 회장 등에 대한 형사재판의 항소심부터 동양증권 대표의 변호인으로 가세하고, 유안타증권을 대리해 집단소송 등 민사재판과 금감원 분쟁조정절차에 대응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강상진 변호사는 "만약 형사재판에서 검찰의 기소대로 사기발행액 전부가 유죄로 인정되고 집단소송에서 패소한다면 막대한 배상금액으로 볼 때 유안타로서는 대만 본사에까지 엄청난 파장이 미칠 수 있는 사안이어 약 10년간 민, 형사 재판에 대응하며 천신만고 끝에 유죄 범위와 피해를 최소화한 사건"이라며 "아쉬운 점도 없지 않지만 결과적으론 성공한 변론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동양 사태를 심의하며 처음으로 대리인이 참석해 구두변론 형태로 의견을 진술하는 것을 허용, 이 점에서도 금감원 분쟁조정 심리에서 진전이 이루어졌다. 금감원은 이후 분쟁조정절차에서 대리인의 구두변론을 허용하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