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제2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의 국제통상, 외교, 기후변화 정책은 어떻게 달라질까?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12월 4일 미국 로펌 아놀드앤포터(Arnold & Porter)와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 · 외교 · 환경 정책 변화와 한국 기업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앤장 사무소가 위치한 서울 광화문의 크레센도빌딩에서 진행된 세미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과 한국 기업에의 영향 ▲미국 선거 결과에 따른 세계의 반응 ▲신행정부와 한-미 간 통상 관계 ▲기후 · 환경 정책 변화와 시사점 등의 세부 주제에 대한 발표와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 아놀드앤포터 소속의 린 피셔 폭스(Lynn Fischer Fox) 변호사와 데이비드 박(David Park) 변호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공약을 바이든 행정부와 비교하여 살펴보고, 대선 및 의회 선거 결과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CHIPS Act),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그리고 한-미 FTA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망했다.
데이비드 박 변호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주고받기식(transactional), 양자(bilateral) 협상을 선호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기업의 대응도 종합적인 접근(holistic approach)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외교부 장관을 역임한 김앤장 박진 고문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변화에 따른 주요국들의 대응'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고문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통상 정책에 대한 반향으로 ▲EU는 기후변화 대응, 통상, 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고 ▲중국은 기존의 미-중 통상마찰 외에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의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등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우려가 크며 ▲일본은 미국의 안보정책과 조율을 유지하면서 경제 측면에서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다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고문은 특히 미국 신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신속하게 종식하려 하는 점을 예로 들면서,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변화와 그에 따른 각국의 대응은 한국에게 위기이자 기회"라고 갈파하고, 한국 기업들의 능동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신행정부의 ▲관세 ▲통상 ▲대중국 견제 ▲산업 정책의 방향을 전망하고 한국 기업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 한-미 통상협상의 주역이었던 유 전 본부장은 "트럼프 정부의 보편관세 부과가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경우에 대비하여 국가별, 품목별 면제 협상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세션에서는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 김성우 소장이 '기후환경 정책 전망과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트럼프 2기 정부의 기후환경 정책은 환경성보다 경제성을 강조하고 친 화석연료 성향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고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국제협력 체제가 약화되는 한편 ▲화석연료, 원자력 분야는 규제가 완화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청정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지막 세션인 라운드테이블 및 질의응답은 김앤장의 이혜민 고문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의 주된 관심사인 ▲보편관세 부과 여부와 협상을 통한 리스크 저감 방안 ▲IRA, CHIPS Act 등 미국 투자기업에 약속된 인센티브 혜택의 축소 · 폐지 가능성과 그 피해구제 방안 ▲트럼프 2기의 기후환경 정책이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미칠 영향과 기업들에 대한 파급효과 등의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다.
통상 전문가인 김앤장의 정영진 변호사는 "이번 세미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현안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이번 논의가 향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글로벌 사업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걸타임즈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