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침해 여부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애플사 사이의 공방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0건의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삼성전자가 먼저 애플을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낸 데 이어 애플도 삼성을 상대로 비슷한 내용의 소송을 제기, 가처분신청을 빼고도 두 건의 본안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이 열린 지난 8월 19일.

양측의 변호사들은 특정문구의 해석을 놓고도 팽팽하게 대립, 재판부가 "제3자에게 번역을 부탁할 수밖에 없다"며 중재에 나설 만큼 한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신경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 날 재판에선 또 애플 측이 "아이폰 ·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모바일 칩 제공업체인 인피니온과 모 회사인 인텔에 이 소송을 고지해 달라"고 요청, 인텔까지 소송이 확대될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인텔과 관련된 쟁점은 ▲인피니온이 삼성의 특허를 사용했는지 여부 ▲만일 사용했다면 인피니온에 삼성의 특허를 사용할 권리가 있는지 여부 ▲인피니온에 권리가 있다면 애플도 특허 사용권을 갖게 되는 것인지 여부 등. 만일 인텔이 삼성의 특허를 권한없이 사용한 것이라면, 인텔의 제품을 공급받은 애플이 패소하더라도 애플은 책임을 인텔 측에 돌릴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이 중요해 보인다.

이에 앞서 8월 12일 열린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재판의 1차 변론기일에선 화면 재정렬기술(Bounce Back), 잠금해제장치(Slide to Unlock)와 제품의 외관 디자인 등을 놓고 두 회사 대리인 사이에 불꽃튀는 공방이 벌어졌다.

담당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재판장 강영수 부장판사)는 두 사건을 병합하지 않고, 번갈아 가며 기일을 진행하고 있다.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낸 소송은 9월 23일 2차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으며,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낸 소송은 10월 7일 세번째 재판이 열린다.

스마트폰 특허 등을 둘러싼 삼성과 애플의 법정다툼은 지난 4월 15일 애플이 미국 법원에 "삼성전자의 갤럭시폰과 갤럭시탭이 애플의 특허와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삼성전자가 같은 달 21일 한국과 일본, 독일에서 맞소송을 냈고, 애플이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금지와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별도의 소송을 제기, 국내 법원에서만 두 건의 본안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8월 현재 전 세계적으로 9개 나라 12개법원에서 19개의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미정 기자(mjk@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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