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대한변협 회장 2024년 신년사
김영훈 대한변협 회장 2024년 신년사
  • 기사출고 2024.01.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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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해외진출 교두보 마련에 심혈"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께.

다사다난했던 계묘년(癸卯年)이 저물고, 상서로운 용의 기운이 담긴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도 희망과 기쁨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 우리 법조계는 재야와 재조를 가리지 않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사법부는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의 동시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여, 한동안 사법행정과 재판 업무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였습니다.

양대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재판지연은 물론 대법원 및 헌법재판소 구성 절차에서도 치명적인 문제가 노정 되어 국민적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할 수 있는 위기에 처하였던 것입니다.

◇김영훈 대한변협 회장
◇김영훈 대한변협 회장

이에 전국의 3만 변호사를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는 국가적 사법 시스템이 공전(空轉)하는 상황을 막기 위하여, 회원 여러분의 총의를 결집하고 엄정한 인사 검증을 거친 후, 법조계 안팎에서 덕망이 깊은 분들을 고루 추천받아, 합당한 인사를 공개적으로 천거하였습니다.

다행히 대한변협의 추천을 받은 두 분께서 신속하게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 소장으로 임명되어, 법원과 헌재는 법치주의 수호와 국민 기본권 보장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다시 매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미증유의 사태 속에서도 사법 위기를 발 빠르게 해결하고 정치권의 갈등을 봉합하는 데 대한변협이 일익을 담당하였던 점은, 시대와 역사가 변호사에게 부여한 숭고한 사명에 부응한 결과였다고 자부합니다.

협회는 급변하는 법조 환경에서 변호사의 위상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에 있어서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22년 대법원의 연구용역을 수행하면서 국선변호인 보수 현실화를 강력하게 주장하였고, 그 결과 지난해 일반국선 사건에서 건당 5만 원씩 보수가 증액되는 결과를 이끌어 냈습니다. 나아가, 올해는 일반국선은 사건당 10만 원, 국선전담 변호사 급여는 월 100만 원 인상을 골자로 하는 121억 원 규모의 증액안을 법원 예산에 반영시켰으나, 아쉽게도 기획재정부 단계에서 전액 삭감되었습니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 12월 국회에서 39억 4900만 원 막판 예산 증액을 이뤄내 형사공판 일반국선 보수를 각 5만 원 인상하는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에는 더 크고 의미 있는 결실을 맺기 위하여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아울러 새해에는 회원분들이 활동 무대를 크게 넓혀 나갈 수 있도록, 해외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현재 변호사시험 합격자 연수 기간 중 해외에서 외국 법제와 국제중재 실무를 익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재원이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는 단단한 토대를 내실 있게 확보할 계획입니다.

또 개업 회원분들이 과도한 마케팅 부담을 덜어낼 수 있도록 공공 법률플랫폼 '나의 변호사'의 경쟁력을 점진적으로 높여나가겠습니다. 지난해에는 나의 변호사에 '바로 상담' 기능을 추가했으며, 상담 예약부터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을 한 차례 도약시킨 바 있습니다. 올해는 소비자와 공급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공영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회원 여러분의 수임 경로를 확대하는 한편, 법률시장과 변호사 직역의 공공성과 독립성도 철저하게 지켜나갈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입법과 정책 영역에서 실기(失期)하지 않도록 매사에 신중하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겠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변호사 업계가 외풍에 시달리는 일이 없도록 흔들림 없이 묵묵하게 정진하여 회원 여러분의 성원과 기대에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71년간 국민과 회원 여러분의 권익을 수호하면서,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공동체적 사명을 다하여 왔습니다. 올 한해도 이러한 명예로운 전통을 이어가면서, 회원 여러분의 작은 목소리에도 겸허하게 귀 기울이며 한발 한발 내딛겠습니다. 대한변협의 모든 노력이 회원 여러분을 위한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격려와 지지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상서로운 청룡의 해를 맞이하여, 회원 여러분 모두 뜻하신 일을 성취하시기를 다시 한번 마음 깊이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4. 1. 1.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김 영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