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로펌에서 활동하는 기업변호사들의 업무 전문화가 갈수록 세분화되며 전문성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전문변호사 층이 갈수록 두텁게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일선에서 활약하는 변호사들의 세대교체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리걸타임즈가 글로벌 10위권의 한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기업법무의 전문변호사들을 Corporate and M&A부터 공정거래, 인사노무, 조세, 국제중재, 증권 · 금융, 건설 · 부동산, 보험, 해상, 송무, 기업형사, IP, TMT 등 13개 분야에 걸쳐 '2023 한국의 리딩로이어(Leading Lawyers 2023)'로 총정리해 소개한다. 각 분야의 리딩로이어들은 로펌의 추천과 해당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고, 리걸타임즈가 자체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 등을 종합해 선정하였으나, 취재의 한계 등으로 누락된 사람이 있을 수 있음을 아울러 밝혀둔다. 또 새롭게 전문가층으로 진입한 신진기예를 집중 조명, 분야에 따라 사법시험 횟수가 빠른 시니어 변호사들은 명단에서 제외했다. 업무수행 사례 등을 보내온 변호사들의 프로필을 클로즈업 해 함께 소개한다. 편집자
송무
기업법무의 수행은 크게 자문과 법원에서의 분쟁해결을 의미하는 송무 두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 로펌의 역사는 국제법무, 기업법무에 대한 자문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어떤 사안이든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업법무에 있어 송무와 자문은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로펌마다 송무변호사들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법무를 수행하는 부티크들도 송무변호사를 투입하고, 송무팀을 발족하고 있다. 자문이 함께 발달한 주요 기업법무 로펌을 중심으로 송무 전문가들을 소개한다.
법무법인 KL 파트너스의 이능규 변호사는 서울지법판사를 거쳐 김앤장 송무팀에서 15년간 수많은 사건을 다룬 중견 전문가로, 특히 제조물책임, 제약 · 의료, 건설, 도산 관련 사건을 많이 다룬다.
법무법인 한누리의 김주영 변호사는 주가조작 · 분식회계 등 증시 불공정거래행위나 펀드 불완전판매 등 금융시장의 불법행위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집단소송을 개척한 주인공이다. 법무법인 한결의 김광중 변호사도 비슷한 유형의 금융상품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집단소송 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김선태, 집단소송 피고 대리 단골
광장의 김선태, 성창호, 고범석, 진광철, 정다주 변호사 모두 법관 경력의 변호사들이다. 김선태 변호사는 이동통신사업자와 가입자들 사이의 5G 통신서비스 품질 관련 집단소송, LH와 판교 10년 공공임대주택 임차인들 간의 분양전환 집단소송 등 특히 집단소송에서 피고 대리인 역할을 많이 수행한다.
정다주 변호사가 활약한 사건으론 상장사 사상 최대 규모 횡령사건이었던 오스템임플란트 사태 관련 소송, 보툴리눔 톡신제제 관련 소송 등이 있다.
김앤장의 김유진, 김동석, 김성욱, 오상진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이나 법원행정처의 심의관 등을 역임하는 등 법원 근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엘리트 판사 출신 변호사들이다. 김성욱 변호사는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중국 자회사 지분을 인수하였다가 중국 시장의 악화로 IPO가 이루어지지 않자 동반매도청구권(drag along)을 행사하면서 거액의 매매대금을 청구한 사건에서 승소하고, 온라인 숙박중개업체의 크롤링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2008년 김앤장에 합류하기 전 서울지법 등 각급 법원의 판사로 다양한 사건의 재판을 담당했던 신우진 변호사는 회사법 관련 분쟁, M&A 및 기업지배구조 관련 소송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원, 스카이72 반환소송 승소
세종의 이원 변호사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렬에 따른 '계약금 몰취소송'에서 매도인인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을 대리해 매수인인 HDC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받은 계약금 2,500억원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또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부지 반환소송에서 세종이 대리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승소하는 데 주도적으로 활약했다. 법원에 있을 때 대법원 민사총괄 재판연구관을 역임한 민사법 전문가다.
또 이숙미 변호사는 적대적 M&A, 금융, 신탁 등 상사 분쟁에 능하며, 서울중앙지법 판사, 동양그룹 법무실장 등 다양한 경력을 거친 유성훈 변호사는 여러 금융 분쟁과 대형 유통업체의 백화점 인수 및 오픈 관련 분쟁, 경인아라뱃길, 홍수 피해 관련 분쟁 등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디테일에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SK브로드밴드 대 넷플릭스 간 망사용료 소송에서 SK브로드밴드 측을 대리하여 승소 판결을 받아낸 하태헌 변호사는 승산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재향군인회, 웅진그룹 등을 대리한 다수의 민사사건에서도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서울고법 고법판사를 끝으로 2021년 3월 세종에 합류한, 2년차 변호사이지만 노련하고 순발력 있게 구술변론을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배호근 변호사도 대법원 재판연구관에 이어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변호사가 된 법관 출신 변호사로, 주된 분야는 기업일반 및 언론방송, 행정 관련 소송 등이다.
법무법인 율촌 송무팀의 핵심 멤버들인 이재근, 민철기, 이승호 변호사는 모두 대법원 재판연구관 또는 총괄 재판연구관 경력의 실력파들이다. 다양한 소송사건에서 높은 승소율을 담보하고 있다.
김성우, 가사 · 상속 전문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2019년 율촌에 합류한 김성우 변호사는 특히 가사, 상속소송의 전문가로, 법원에 있을 때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한정후견개시사건을 담당하고, 서울가정법원 후견센터의 설치를 기획한 주인공이다.
금융기관 및 기업소송이 텃밭인 허진용 변호사도 수많은 승소 사례가 축적되어 있다.
지평에선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의 박정수, 김동아, 이정훈 변호사가 송무팀의 주요 변호사로 소개된다. 박정수 변호사는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많이 받아낸 것으로 유명하며, 김동아 변호사는 형사와 함께 회사, 자본시장법, 금융, 보험 등 다양한 분야의 사건을 수행한다.
태평양도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의 권순익, 김성수, 이혁 변호사 등 쟁쟁한 변호사들이 송무팀에 포진하고 있다. 권순익 변호사는 삼성 상속사건과 LG, 한화, 쌍용, SK, 신세계, 효성의 각종 형사사건 등 기업, 기업인 소송을 많이 수행했다. 수출보증보험금 사건, 펀드 사건 등 복잡한 금융소송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어 왔다.
법무법인 화우의 이수열 변호사는 법원행정처 조사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역임한 엘리트 판사 출신이다. 박상재 변호사도 판사 시절 형사신건조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역임했다. 박상재 변호사는 남양유업 주식양도 분쟁에서 매수인인 한앤컴퍼니를 대리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를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았다.
◇고범석 변호사/광장=국내 최초로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결정을 무효화시키는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2021년 테라루나 코인사건에서 구속영장 기각결정을 받았다. 또 수천억원대의 대형 펀드 사기사건에서 전부 무죄판결을 선고받아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도 세간의 주목을 끈 펀드사기사건에서 피의자 3명 모두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결정을 받는 등 형사사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재판부에 대한 설득력이 뛰어나고,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심리적 안정에도 역점을 두어 변론하는 등 사건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변호사라는 평을 듣고 있다.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시정명령 취소소송, 보건복지부의 약가인하처분 취소소송에서 연달아 승소하는 등 기업 관련 행정사건에서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서울대 법대 졸업 ▲제39회 사법시험 합격 ▲Vanderbilt Law School Visiting Scholar ▲서울중앙지법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류정석 변호사/화우=기업회계나 회계감사가 쟁점인 민사 및 형사소송, M&A, 기업지배구조가 쟁점인 상사소송, 경영권분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공인회계사로서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중국고섬의 상장폐지와 관련하여 주식투자자들, 대표주관사가 부실감사 등을 이유로 제기한 각종 손해배상소송에서 한영회계법인을 대리하여 모두 승소했다. 한진칼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KCGI 펀드 등과 사이에서 발생한 의안상정 가처분,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의결권행사허용 가처분,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등 경영권분쟁에서도 활약했다. 최근 사건 중에선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지배주주와 경영진 및 카카오 측 사이에서 발생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에서 지배주주를 대리하여 승소한 것이 있다.
기업지배구조 등에 대한 풍부한 전문성을 갖춘 그는 언제 어떤 쟁점의 경영권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빠른 대응이 가능한 '준비된 변호사'다.
▲서울대 경영대학 졸업 ▲제30회 공인회계사시험 합격 ▲삼일회계법인 근무 ▲제41회 사법시험 합격 ▲일본 와세다대학교 법과대학원 객원연구원 ▲일본 모리하마다마츠모토 법률사무소
◇시진국 변호사/화우=한진그룹 인하대병원 문전약국 관련 약사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1심 유죄판결을 뒤집어 무죄판결을 받았다.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에 대한 도시공사 임원 채용 관련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민사에선 아시아나항공 등을 대리하여 HDC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인수 계약 무산에 따른 계약금 약 2,500억원의 몰수를 구하는 사건에서 위 계약금 전액을 몰수할 수 있다는 전부 승소 판결, 현대두산인프라코어를 대리하여 국방과학연구소를 상대로 K2 전차 엔진 개발비를 청구한 사건에서 국방과학연구소는 일반개산계약에 따른 정산금으로 약 14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을 받아낸 것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형사공판, SK해운의 LNG 운반선 하자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사건,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BHC간 계약 관련 분쟁, SK이노베이션의 2차 전지 관련 영업비밀침해 사건 등 화우 송무그룹장을 맡고 있는 그의 업무파일에 성공적인 업무사례가 축적되고 있다. 17년간 서울중앙지법 등 일선 법원에서 다양한 재판을 진행한 판사 출신 변호사로, 사건의 핵심 쟁점을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법대 졸업 ▲제42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중앙지법 판사 ▲법원행정처 기획제1, 2심의관 겸임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
◇오상진 변호사/김앤장=대법원 재판연구관, 일선 법원의 부장판사 등으로 18년간 법관으로 재직한 오상진 변호사는 복잡한 쟁점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서면으로 녹여내는 능력과 이를 법정에서 재판부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변론능력이 뛰어나다. 실제로 주요 사건에서 주 수행변호사로서 법정 변론을 맡아왔다.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금융송무 외에도 방송 · 통신, 제약 · 바이오, 제조물책임 등 다양한 분야의 사건을 수행하며, 외국계 클라이언트 사건도 많이 담당한다.
종래 자문변호사의 역할로만 여겨졌던 소송 전 단계 분쟁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등의 변론에 자주 참여한다. 외국계 은행 및 증권사, 국내 증권사 등을 대리한 여러 사건에서 최근까지 모두 불처분 등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서울대 법대 졸업 ▲제40회 사법시험 합격 ▲Harvard Law School(LL.M.) ▲서울지방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창원지법 부장판사
◇이경환 변호사/태평양=기업 관련 형사소송, 일반민사, 건설소송 등 다양한 사건을 수행하는 가운데 특히 금융기관들을 대리한 금융소송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IKO, 환변동보험, 펀드 등 관련 소송, 근저당권설정 비용반환청구소송 등에서 활약했다. 분식회계 부실감사로 인한 회계법인 상대 손해배상청구소송, 여러 은행을 대리한 선물환약정의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 대규모 금융사고 관련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의 피고 대리 수행도 그의 업무철에 포함되어 있다.
소송뿐 아니라 준법통제 유효성 평가, 시스템 개선 등 컴플라이언스 관련 자문도 활발히 수행하며, 성폭력, 성희롱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공익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대 법대 졸업 ▲제45회 사법시험 합격 ▲육군법무관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School of Law(LL.M.)
◇이승호 변호사/율촌=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두 차례 역임한 엘리트 법관 출신으로, 율촌 송무부문에서 다양한 민사사건을 수행하며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LG화학과 S사 간의 수백억원대 공동프로모션계약 관련 손해배상소송이 이 변호사가 수행한 대표적인 소송으로, LG화학을 대리한 이 변호사팀은 계약해지 책임을 둘러싼 수년 간의 치열한 공방 끝에 본소, 반소 모두 전부 승소했다.
해박한 법리는 물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평. 광주화정 아파트 붕괴사고 형사공판, H스틸공장 중대재해사고 형사공판 등 최근 빈발하는 중대재해, 대형 산업재해 형사사건에도 단골로 투입된다.
▲서울대 법대 졸업 ▲제41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중앙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장판사(민사신건조 총괄, 전속조)
◇이정훈 변호사/지평=약 20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각급 법원의 판사를 역임한 이정훈 변호사는 민사, 형사, 행정소송 등 소송 전반에 두루 능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꼽힌다. 사건이 벽에 부딪쳤거나 갈림길에 섰을 때 돌파구를 찾아 방향을 정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
최근 판결을 받아낸 사건 중엔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지정처분의 효력이 문제된 사안에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을 대리하여 해당 처분의 법적 성격을 논증하여 승소하고, 의정부의 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대리하여 입찰절차금지 가처분, 공사중지 가처분의 각 신청사건과 시공사 지위확인 소송에서 승소하는 등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분쟁 사건이 많다.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아 좌초될 위기에 처한 민간공원특례사업 사안에서 시행사를 대리하여 기존 선례를 뒤집고 승소하고, 집단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과 관련된 조합임원에 대한 특가법(뇌물) 사건에선 사업자 지위 이전과 체비지 매매의 관련성을 논증한 무죄 주장으로 영장청구 기각 결정을 받았다. 공정거래 사건 중엔 국내 7대 철강회사 담합사건에서 주요 임원을 변호하여 주요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판결을 받은 사건이 대표적으로 소개된다.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졸업 ▲제41회 사법시험 합격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School of Law Visiting Scholar ▲서울중앙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