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천종호 판사는 9월 26일 "호텔을 2개 갖고 있다"고 말하는 등 재력가인 것처럼 행세하며 목욕탕 세신사 등 4명의 피해자로부터 7억 55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기소된 식당종업원 A(여 · 63)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2019고단392 등).

A씨는 2010년 11월 24일경 부산 남구에 있는 목욕탕에서 세신사로 일하는 B(여 · 당시 47세)씨에게 손님으로 접근하여 "내가 부산 대연동에 있는 호텔과 기장에 있는 관광호텔의 소유자이고, 첫 번째 남편은 부산 나이키 회장인데 췌장암으로 사망하면서 3천억원의 재산을 상속받았고, 그 상속 재산이 불어서 현재 재산이 6천억원이다"라고 말하면서 재력을 과시하고, "현 남편과의 사이에 딸이 하나 있는데, 그 딸이 귀신병에 걸려 대구에 있는 절의 스님께 맡겨 제를 지내는데, 당신처럼 밤낮으로 피땀 흘려 힘들게 번 돈으로 제를 올려야 효험이 있다고 하니 350만원을 빌려주면 딸의 귀신병 치료가 끝난 후 변제하겠다"라고 말하여, 이에 속은 B씨로부터 350만원을 현금으로 받는 등 2011년 10월까지 28회에 걸쳐 현금을 받거나 자신의 동생 명의의 계좌로 송금을 받는 방법으로 3억 4600여만원을 가로챘다. 그러나 사실 A씨는 호텔을 소유하거나 수천억원의 재산을 상속받은 사실이 전혀 없고, A씨의 딸이 귀신병에 걸린 사실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B씨로부터 받은 돈으로 자신과 딸의 채무를 변제할 의사만 있었으므로 B씨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A씨는 또 분식집을 운영하는 C씨를 알게 된 후 2008년 12월 부산 문현동에 있는 C씨가 운영하는 분식집에서, D(여 · 당시 70세)씨에게 "300만원을 빌려주면 열흘 안에 원금을 변제하고 많은 이자를 주겠다"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D씨로부터 C씨를 통해 300만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마치 자신이 호텔 사장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돈을 빌려주면 아파트나 주택의 명의를 이전해 줄 것처럼 D씨나 C씨에게 거짓말하여 D씨로부터 총 19회에 걸쳐 114,226,000원을 편취했다.

A씨는 이외에도 2008년 10월 31일경 부산 남구에 있는 부산은행 내에서 E(여 · 당시 61세)씨에게 "내 남편이 운영하는 호텔이 세금포탈 문제로 공탁금이 많이 걸려 있다, 이것만 풀리면 돈을 갚아줄 테니 500만원만 빌려 달라, 부산 수영구 광안리 해수욕장 앞에도 3층짜리 건물을 갖고 있는데 호텔 문제가 잘 해결되면 그 건물을 주겠다"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E씨로부터 2010년 7월까지 37회에 걸쳐 10억 950만원을 가로채고, 2009년 6월 30일경 또 다른 여성(당시 48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상당한 재력이 있는 것처럼 과시하면서 이 여성에게 "물건을 외상으로 주면 외상대금을 조만간 꼭 갚겠다", "내 딸이 정신이상 증세가 있는데 깨끗한 돈을 빌려 치료하거나 굿을 하면 치료될 수 있다고 한다, 1300만원을 빌려주면 빠른 시일 내에 갚겠다", "은행에 예치된 돈이 수억원인데 탈세로 인해 채권 압류를 당하여 금융거래중지가 되었다, 돈을 빌려주면 금융거래중지를 해제하는 비용으로 사용한 후 예금을 인출하여 그 전에 빌려준 돈 뿐만 아니라 큰 이익금을 붙여 지불하겠다" 등의 거짓말을 하여 2012년 5월까지 42회에 걸쳐 1억 8500여만원을 가로채는 등 4명의 피해자들로부터 모두 7억 55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천 판사는 "피해자 중 1명에게 편취금액의 1/10 정도에 해당하는 1000만원을 지급하고 합의하였고, 또 다른 피해자에게도 편취금액의 1/10 정도에 해당하는 1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합의한 점은 있으나, 피고인이 4명의 피해자들로부터 합계 755,151,000원을 편취한 점, 본건 범행에 대해 수사가 개시되자 도주하여 경찰에 체포되기까지 장기간 종적을 감춘 점,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피해 변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 동종 범죄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