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 법조인 출신 49명 당선
20대 총선에 법조인 출신 49명 당선
  • 기사출고 2016.05.0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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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46명, 비례대표 3명 배출전현희, 나경원, 김해영 후보 승리
◇왼쪽위부터 좌에서 우로 김관영, 곽상도, 백혜련, 곽상도, 박주민, 추미애, 김진태, 김햬영, 금태섭, 나경원, 주호영, 전현희, 진영, 이재정, 최교일, 김삼화, 조응천, 이언주 당선자


4월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선거구 중의 하나였던 서울 강남을. 치과의사 출신의 여성 변호사인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후보가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고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전 후보는 2년 전 같은 법조인인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으나, 새누리당 텃밭인 서울 강남에서 금배지를 다는 주인공이 됐다.

새누리당의 나경원 의원도 서울행정법원 판사 등을 역임한 율사 출신으로 유명하다.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그녀는 더불어민주당 허동준 후보, 대한변협 대변인을 역임한 변호사인 장진영 후보를 누르고 새누리당의 여성 의원 중 최다선인 4선 고지에 올랐다. 나 의원은 서울법대 동기인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김재호 부장판사가 남편으로 부부 법조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대 42명보다 7명 늘어

모두 300명의 선량을 뽑는 20대 총선에 법조인 출신이 49명 당선되어 앞으로 활발한 활동이 예상된다. 법조인은 선거 때마다 단골로 출사표를 던지는 가장 많은 후보 직업군 중 하나로 이번 총선에도 127명이 출마해 49명이 당선됐다. 19대 때의 법조인 출신 당선자 42명보다 더 늘어난 결과로, 지역구만 따지면 121명이 출마해 46명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6명이 출마한 비례대표에선 3명의 당선자를 낳았다.

특히 이번 총선엔 재조 경력이 없는 순수 변호사 출신 후보들이 많이 출마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 또 전남 나주 · 화순에서 당선된 손금주 변호사 등 로펌 출신들도 여러 명 출사표를 던졌다.

판사 출신으로 법무법인 율촌의 공정거래 분야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해 온 손금주 변호사는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나주시장 경력에다 국회의원 재선 고지에 나선 신정훈 후보를 물리치고 금배지를 달았다. 4년 전 김앤장에서 나와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처음 당선됐던 김관영 후보도 이번에 같은 지역구에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서울 도봉을에 출마한 법무법인 태평양 출신의 오기형 후보는 2위 득표에 그쳐 낙선했다.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김앤장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로펌 출신 변호사로 유명하나, 새누리당 경선에서 탈락, 본선에는 나가지 못했다.

'공정거래 전문' 손금주 당선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 양천갑에 출사표를 던졌던 최금락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변호사는 아니지만 얼마 전까지 법무법인 광장의 공익활동위원장으로 활동한 로펌 출신이며, 율촌에서 고문으로 활약했던 이계안 전 의원은 경기 평택을에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3위 득표에 그쳤다.

법조인들의 출마가 이어지며 법조인 후보끼리 맞붙었던 지역구도 적지 않았다. 검사 출신 정준길 새누리당 후보와 판사 출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다시 맞붙은 서울 광진을에서는 추 후보가 승리하며 지역구 5선에 성공했다. 또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 연루되었던 검사 출신의 조응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기 남양주갑에 출마해 같은 검사 출신의 심장수 새누리당 후보를 249표차로 누르고 신승했다. 그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역임했으며,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근무한 경력도 있다.

변호사 출신인 신기남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민주당 후보로 서울 강서갑에 출마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금태섭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최교일, 장윤석, 이한성 꺾어

반면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새누리당 경선에서 같은 검사 출신인 장윤석, 이한성 현 의원과 중앙행정심판위원장을 역임한 홍성칠 변호사를 누르고 새누리당 후보로 경북 영주 · 문경 · 예천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새누리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꾼 판사 출신의 진영 후보도 용산에서 4선에 성공했다. 또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판사 출신 주호영 후보도 당선의 기쁨을 누렸으며, 춘천에 출마한 검사 출신의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허영 후보와 개표 초반부터 번갈아 1위에 오르며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재선에 성공했다.

◇20대 총선 법조인 당선자
이명박 정부 당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위반을 비판하고 사표를 던졌던 검사 출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경기 수원을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됐으나 국민의당을 따라가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금태섭 후보, 강릉에서 3선에 도전한 권성동 후보도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역임한 곽상도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대구 중 · 남구에서 당선되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IHCF 부회장 역임 이언주 재선

순수 재야변호사 출신으로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한 박주민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뒤 서울 은평갑에 출마,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교수가 되어 헌법학자로 유명한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대구 동구갑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국내 사내변호사들의 모임인 인하우스카운슬포럼(IHCF) 부회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도 경기 광명을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반면 대검 중수부장과 대법관을 지낸 뒤 2014년 박근혜 정부의 국무총리 후보에 지명되기도 했던 안대희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로 마포갑에 출마했으나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판사 출신인 5선의 황우여 새누리당 후보와 6선의 이인제 새누리당 후보도 각각 인천 서구을과 충남 논산 · 계룡 · 금산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으며, 변호사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종로에 출마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에게 패했다. 검사 출신으로 2014년 7 · 30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던 새누리당의 정미경, 김용남 후보도 20대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우윤근 의원 4선 실패

국회 법사위원장을 역임한 3선의 우윤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광양 · 곡성 · 구례에 출마했으나 이 지역에 분 녹색바람에 밀려 4선에 성공하지 못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새누리당 변환봉 후보는 경기도 성남 수정에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을 받았으나 낙선했다. 검사 출신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부산 북강서갑에서 3선을 노렸으나 청와대 비서실 출신의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부산 연제에서 개표 막판까지 접전을 펼치다 초선의 기쁨을 맛본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후보는 이른바 '흙수저 변호사'로 유명하다. 어려운 가정환경과 아버지의 암투병 속에서도 제5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부산지방변호사회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이번에 입법부로 진출하게 됐다.

반면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 모두 합격한 판사 출신의 구희승 국민의당 후보와 검사를 거쳐 순천시장을 역임한 노관규 변호사도 전남 순천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에게 밀려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는 처음 총선에 출마한 박종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부산 금정에서 김세연 새누리 후보에게 패배했다.

율사 출신 여성 의원 11명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법조인 출신 49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22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새누리당 15명, 국민의당 11명의 순서. 49명의 율사 출신 당선자 중 17명이 초선이며, 여성은 11명이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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