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검색서비스, 경쟁체제 도입 필요"
"변호사 검색서비스, 경쟁체제 도입 필요"
  • 기사출고 2022.07.1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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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법학회 포럼, "규제는 공공성-소비자 편익 조화돼야"

한국공법학회 'ICT와 공법 연구포럼'(의장 권헌영 · 황성기)이 7월 15일 오후 3시부터 HJ비즈니스센터 광화문점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변호사 광고 규제'를 주제로 제5회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대한변협이 2021년 5월 개정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일부위헌 결정 이후 학계에서 처음 논의하는 자리로 리걸테크의 미래에 대한 많은 관심 속에 개최되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심우민 교수(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는 '변호사광고규정 위헌결정의 의미-입법학적 함의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했다. 심 교수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플랫폼의 등장으로 야기된 전통 산업 · 서비스와 플랫폼 간의 갈등을 소개하며 대한변협과 로톡의 갈등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헌재의 변호사 광고규정 부분위헌 결정과 관련해, "위헌 결정이 된 부분은 궁극적으로 새로운 기술 발전에 입각한 광고 유형까지 일률적으로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이라고 강조하며 "변호사 광고 플랫폼과 같은 디지털 전환 요인을 사회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법규범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법률가-소비자-플랫폼 간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국공법학회 'ICT와 공법 연구포럼'이 7월 15일 HJ비즈니스센터 광화문점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변호사 광고 규제'를 주제로 제5회 포럼을 개최했다. 경인교대 심우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공법학회 'ICT와 공법 연구포럼'이 7월 15일 HJ비즈니스센터 광화문점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변호사 광고 규제'를 주제로 제5회 포럼을 개최했다. 경인교대 심우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어 박재윤 교수(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는 '변호사광고규정 위헌결정이 리걸테크에 미치는 영향 혹은 시사점'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변호사 검색 서비스 플랫폼의 규제 방향에 대해 제언했다. 박 교수는 "규제는 공공성과 소비자 편익이 조화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는 로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변호사 검색서비스에 대해 전면적인 금지가 아니라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변호사 시장이 갖고 있는 문제점인 정보의 비대칭성이나 편향성에 대한 대안으로 리걸테크를 활용한 변호사 검색서비스는 일종의 투명한 정보공개를 의미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과거의 폐단인 전관예우에 대한 대안도 되고, 소비자의 편익도 증진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 과정에서 변협이 스스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 되지 못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 발전을 이루지 못하며, 세밀한 규제의 틀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갖는다. 가령, 플랫폼 내에서 잘못된 사용자 후기나 평가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면 이는 변협이 규제자의 지위를 회복할 경우에만 올바른 규제가 가능할 것"이라며 "지금처럼 변협이 스스로 선수로 뛰면서는 로톡을 규제할 수도 없고, 협회와 회원 사이의 이해충돌로 인하여 제대로 된 유료화 모델을 개발할 수도 없다고 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두 교수의 발제에 이어 황성기 교수(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를 좌장으로 박종현 교수(국민대 법과대학), 김종현 책임연구관(헌법재판연구원), 김태오 교수(창원대 법학과), 선지원 교수(광운대 법학부)가 참여한 가운데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자들은 법률 플랫폼이 국민 편익과 사회 발전을 가져왔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면서 적절한 규제의 필요성도 제시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박종현 교수는 "플랫폼 경제 자체가 중개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이번 헌재 결정은 비단 전문 직역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매칭 플랫폼 형태의 합법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적극적 해석이 가능하다"며 "다만, 사건적 법률 해석의 내용을 다소 조심스럽게 설정하여 헌재에서 논의가 종결되지 못한 채 대립되는 해석을 유발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선지원 교수는 "헌재가 내린 이번 결정을 통해 자율규제 체제하에서 규제권자로서 공권력을 행사하더라도 상위법의 테두리 내에서 그 한계를 지켜야 한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면으로 축사를 전한 한국형사 · 법무정책연구원의 하태훈 원장은 "지난 5월 헌법재판소가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에 대해 최초로 내린 위헌결정을 분석하고 이를 둘러싼 산업적 쟁점에 대해 돌아보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번 포럼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온라인 플랫폼과 리걸테크를 둘러싼 이슈는 학계 · 연구계는 물론 입법부와 행정부의 초당적인 연계를 통해 법률소비자인 국민의 편익을 증진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포럼을 개최한 'ICT와 공법 연구포럼'은 한국공법학회 소속 일반연구포럼으로 지난 2021년부터 포럼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행사는 그 5번째 포럼으로 그동안 ICT와 공법 연구포럼에서는 ▲플랫폼 인앱결제 ▲인공지능 알고리즘 결정의 역기능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 ▲게임 셧다운제 등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이슈에 대한 법 · 정책적 관점에서 분석과 시사점을 제시해 왔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