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 "외벽 전체 '통유리' 네이버 사옥, 빛 반사 생활방해 손해배상하라"
[손배] "외벽 전체 '통유리' 네이버 사옥, 빛 반사 생활방해 손해배상하라"
  • 기사출고 2021.06.0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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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10년 만에 주민들 승소

2005년 성남시 분당구에 외벽 전체를 통유리로 조성, 햇빛이 반사되는 28층 규모의 본사 사옥을 신축해 사용하고 있는 네이버가 인근 아파트 주민들에게 햇빛 반사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게 되었다. 2011년 3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네이버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심 승소, 2심 패소를 거쳐 소장을 접수한 지 10년 만에 대법원에서 원고 승소 판결로 결론이 난 것이다.

대법원 제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6월 3일 네이버 본사 사옥에서 약 70~114m 떨어진 아파트 두 개동의 아파트 소유자 68명이 네이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등 청구소송의 상고심(2016다33202, 33219)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손해배상과 방지청구를 인용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법무법인 해마루가 원고 측을, 네이버는 법무법인 태평양이 대리했다.

대법원은 먼저 "인접 토지에 외벽이 유리로 된 건물 등이 건축되어 과도한 태양반사광이 발생하고 이러한 태양반사광이 인접 주거지에 유입되어 거주자가 이로 인한 시야방해 등 생활에 고통을 받고 있음(생활방해)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그 건축행위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아내야 할 정도(참을 한도)를 넘는 것이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태양반사광의 유입이 생활방해로서 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태양반사광이 단순히 주거에 유입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반사광이 주된 생활공간에 유입되고 그로 인하여 주거 안에 머무는 사람에게 상당한 시간 동안 실제로 눈부심을 일으켜 자연스러운 주거 생활을 방해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의 경우 건물(네이버 사옥)과 아파트가 서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70m 내지 114m 정도 떨어져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태양반사광이 주거지 내로 깊이 유입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아파트 A동과 D동의 창문에서 밖을 바라보았을 때 빛반사 밝기가 빛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25,000cd/㎡의 약 440배 내지 29,200배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고, 건물 외벽에 비친 태양반사광이 눈에 유입되는 기간은 아파트 A동과 D동 각 세대 창문을 기준으로 연중 7개월가량 대략 1일 약 1~2시간(A동), 연중 많게는 9개월가량 대략 1일 1~3시간(D동)으로 그 기간이 상당하다"며 "만약 위와 같은 빛반사 밝기를 가진 태양반사광이 위와 같은 유입시간 동안 원고 등의 주된 생활공간에 유입된다면 그 강도와 유입시기 및 시간 등에 비추어 원고 등이 빛반사 시각장애로 인하여 안정과 휴식을 취하는 등 자연스러운 주거 생활을 방해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태양반사광이 아파트 거실이나 안방과 같은 주된 생활공간에 어느 정도의 밝기로 얼마 동안 유입되어 눈부심 등 시각장애가 발생하는지와 태양반사광으로 인하여 아파트의 주거로서의 기능이 훼손되어 참을 한도를 넘는 생활방해에 이르렀는지 등을 직접적으로 심리하였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태양직사광과 태양반사광에 의한 생활방해의 차이 및 일조방해의 참을 한도 기준과 태양반사광 침해의 참을 한도 기준과의 차이 등을 간과하고 태양반사광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생활방해를 시력 저하 등 건강상 피해와 주거 내에서 독서나 바느질 등 시각 작업 등의 방해로 좁게 본 나머지, 위와 같은 사항을 제대로 심리하지 아니한 채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가 참을 한도를 넘지 않았다고 단정한 원심에는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다만, 조망권, 천공권, 사생활 침해와 야간조명으로 인한 피고의 불법행위 책임은 1, 2심과 마찬가지로 인정하지 않았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