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로펌들도 합종연횡 적극 모색외국 로펌과 제휴하면 파급효 클듯
최근 변호사들 사이에 A로펌이 B로펌과 합병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두 로펌 모두 국내 로펌업계를 대표하는 주요 로펌들이다. 사실이라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뉴스였다. 더구나 한미FTA타결로 국내 법률시장 개방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이 아닌가. 그러나 확인결과 A로펌이 B로펌과 이름이 똑같은 회계법인과 펀드작업을 함께 하는 게 와전된 그릇된 소문으로 판명됐다.
사실인 얘기도 있다.
또다른 로펌인 C로펌과 D로펌이 합병을 추진중에 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관심있게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두 로펌이 합병할 경우는 물론 무산될 경우도 파장은 적지않아 보인다. 합병 추진이란 게 원래 그런 속성을 띠고 있는데다가 법률시장개방을 앞둔 미묘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미FTA타결 이후 국내 로펌들이 다양한 이합집산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로펌들은 이전에도 줄기차게 대형화와 전문화를 추구해 왔고, 합병을 대형화의 한 방법으로 적극 검토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미FTA협상이 타결되면서 시장개방을 앞두고 더욱 활발하게 합병 등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형 로펌은 물론 중소 로펌들 사이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적극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한 변호사는 시장개방이 중소 로펌에 한층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외국 로펌과의 제휴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진출을 노리는 영, 미로펌의 경우 대형 로펌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중소 로펌을 우선적인 제휴 상대로 선호한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주요 로펌의 한 변호사는 "자신들이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적절한 규모이면서, 최고 수준의 업무수행 능력을 갖춘 중소 로펌이 영,미 로펌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휴 또는 동업파트너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 로펌을 잘 아는 중견 로펌의 또다른 변호사는 "국내 대형 로펌들이 외국 로펌과 제휴를 맺으려 해도 외국 로펌쪽에서 손잡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외국 로펌의 제휴 또는 동업 파트너는 원래 중소 로펌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외국 로펌들, 한국 로펌 분석 마쳐
실제로 영, 미계 로펌들은 한국법률시장이 열려 업무제휴 등이 가능해지면 한국의 어느 로펌과 손잡고 일하는 게 좋은 지 이미 오래전에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외국변호사는 영국계인 모 로펌의 경우 국내의 E로펌과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고 기자에게 이 로펌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귀뜸하기도 했다.
중소 로펌들 입장에서도 시장개방을 경쟁력 강화의 좋은 기회로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대형 로펌들과의 관계에서 항상 규모의 문제를 고민해 온 중소 로펌들이 합병이나 외국 로펌과의 제휴 등에 보다 열린 자세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한 중견 로펌의 대표는 "그동안 일만 하고 지냈는데, 이제는 로펌 매니지먼트에도 적극 신경쓰려 한다"며, "시장개방을 앞두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개방적인 자세로 발전방향을 모색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 로펌 관계자는 "시장이 열리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합병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레 얘기했다.
연장선상에서 외국 로펌과의 제휴를 전제로 한 국내 중소 로펌간의 합병도 유력한 시나리오중 하나로 관측되고 있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자랑하는 부티크들이 모여 적절한 규모로 경쟁력을 강화한 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외국 로펌과 제휴하는 식이다. 이런 시나리오가 가시화될 경우 파급효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에선 합종연횡(合從連衡) 모색이 이미 시작됐다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국내 로펌업계는 시장개방에 앞서 로펌간 M&A시장이 먼저 달아오르고 있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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