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삼성직원 5명 기소의견 송치
CJ그룹 이재현 회장에 대한 미행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이 미행사실을 확인, 기소의견으로 삼성 직원 5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 결과 삼성물산 직원 외에 삼성전자 직원도 미행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특히 윗선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삼성타운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에서 대포폰을 이용, 미행에 나선 현장 직원들을 지휘하며 수시로 보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건은 또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인 맹희씨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 반환청구소송을 내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터져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4월 9일 대포폰과 렌터카 등을 이용해 이 회장 등 일행의 이동동선을 미행하고, 이로 인해 경영회의 일정 등에 차질을 빚게 한 혐의(형사상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로 삼성물산 감사팀 이 모 부장 등 직원 4명과 대포폰을 구입해 제공한 삼성전자 감사팀 나 모 차장을 입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나 차장이 세운상가에서 중국인 명의의 선불폰인 대포폰 5대를 구입해 이중 4대를 미행에 나선 삼성물산 감사팀 직원 4명에게 지급했다. 삼성물산 직원 4명은 또 2인 1조 형태로 렌터카와 회사법인 차량을 이용, 이 회장 집 주변을 배회하며 이 회장의 출입여부를 감시하고 회장 등 일행의 주요 이동 동선인 집, 회사, 계열사 사무실 등에 미리 대기하다가 미행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특히 사용자가 드러나지 않은 나머지 1대의 대포폰의 수신기지국이 삼성 서초타운이 위치한 '서초 2동'의 한 장소로 밝혀진데다 미행을 맡은 직원들과 130여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 사건을 지휘한 윗선이 이 대포폰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돼 수사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고소를 한 CJ그룹 측은 "삼성의 조직적인 미행 사실이 밝혀졌다"며, 삼성 측에 미행에 대한 성의있는 해명과 사과,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또 검찰에서 배후가 규명되길 기대했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미행과 업무방해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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