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것은 로펌들 사이에 합병이 유행하며, 합병 노하우 또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합병 발표장에 가보면, 이런 발전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깔끔한 분위기속에 진행되는 합병조인식의 행사 모습만 그런 게 아니다. 진정 하나가 돼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다각도의 노력이 모색되고 있다.
송무 로펌과 자문 로펌의 합병은 여전히 로펌 합병의 전형적인 짝짓기로 통한다. 그러나 이를 뛰어 넘어 해외 비즈니스가 발달한 로펌끼리 합쳐 해외시장을 더욱 확대하려는가 하면, 두 개의 자문 로펌이 손을 맞잡아 자문 분야의 전문성과 시너지를 한층 높이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또 새로운 로펌 매니지먼트를 표방하며 힘을 합쳐 로펌 업계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려고 하는 등 중견 로펌들 사이의 합종연횡(合從連橫)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 5월27일 합병을 발표한 법무법인 렉스-우현지산-세화의 통합도 로펌 합병의 여러 대목를 곱씹게 하고 있다. 세 개의 로펌이 합치는 3자 합병인데다가 송무-자문-자문 로펌의 통합이라는 독특한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렉스-우현지산-세화의 결합은 특히 통합 법인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원칙과 시스템을 먼저 마련한 후 여기에 맞춰 세 로펌의 이행계획을 짜 나가고 있어 더욱 높은 관심을 사고 있다.
조인식에서 만난 한 변호사는 "모든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역설하며,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자세를 거듭 강조했다.
"합병을 해 보니까 변호사들이 점심을 먹으로 갈 때도 합병 전의 옛날 식구들하고만 다니는 거예요."
3년 전 합병을 성공적으로 일궈 낸 경험이 있는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통합 법인에선 세 로펌의 변호사들 방도 층별로 섞어서 배치하는 등 모든 것을 통합 법인 위주로 짜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통합 법인의 시스템을 갖추는 게 급선무라는 설명이다.
세 로펌은 이미 통합 법인의 사무실을 확보해 통합 사무실로의 이전을 준비 중에 있다. 또 처음부터 재무적인 통합이 전제된 진정한 의미의 합병을 지향하고 있어 이 점에서도 준비된 합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브랜드 통합을 통해 대외적인 모양을 갖춘 후 순차적으로 사무실을 하나로 합치고, 중장기적으로 재무적인 통합을 꾀하고 있는 일부 로펌의 합병과는 다른 모습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거듭되는 합병 움직임 속에 로펌 합병의 노하우도 발전하고 있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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