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러 선주 상대 SIAC 중재 제소 방침
삼성중공업, 러 선주 상대 SIAC 중재 제소 방침
  • 기사출고 2024.06.1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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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로 작업 중단에 Zvezda 계약 해지 통보

삼성중공업이 러시아 선주사로부터 따낸 4조 8,500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등 수주 건에 대해 선주측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아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에 중재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분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측의 제재와 수출통제조치에 따른 작업 중단에서 비롯된 것이어 향후 분쟁 경과가 주목된다. 또 조 단위의 중재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사건을 수행할 국내외 국제중재 로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6월 12일 기타 경영사항에 대한 자율공시를 통해 2020년과 2021년 러시아 선주인 즈베즈다(Zvezda)사로부터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0척과 북해용 쇄빙 셔틀탱커 7척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삼성중공업 홈페이지 캡처)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삼성중공업 홈페이지 캡처)

삼성중공업은 "선주사가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당사의 계약불이행을 주장하며 6월 11일 계약 해지 통보와 기 납입 선수금 8억불(약 1조 1,012억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며 "현재 특별제재대상자(SDN)에 지정된 선주사(즈베즈다)와 어떠한 자금 거래도 불가한 상황인 가운데, 당사는 금번 선주사의 계약 해지 통보는 부적법하므로 싱가포르 중재 법원에 제소해 계약 해지의 위법성과 반환 범위 등을 다투는 한편, 협상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9년 즈베즈다로부터 총 22척(쇄빙선 15척 · 쇄빙 셔틀탱커 7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따냈다. 계약금 총액은 57억 달러(약 7조 8,400억 원)에 달한다. 이중 5척은 건조되어 선주사에 인도됐고, 계약이 해지된 건은 2020년과 2021년에 수주한 17척에 대한 계약이다.

2020년 11월 20일 즈베즈다는 삼성중공업과 쇄빙 LNG 운반선 10척에 대한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2021년 10월 15일 쇄빙 셔틀탱커 7척에 대한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총 계약금은 4조 8,525억 원이며, 즈베즈다는 선수금 8억 달러를 지급했다.

그러나 설계공정을 진행하던 중이던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미국 정부와 대한민국 정부의 대 러시아 관련 제재 및 수출 통제 조치가 순차 시행되어 삼성중공업은 즈베즈다에 불가항력(Force Majeure) 통지 후 작업을 중단하고 향후 계약의 이행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정부가 즈베즈다를 SDN으로 지정함에 따라 즈베즈다와의 거래가 원천 봉쇄되었고, 계약의 유지 여부에 대해 상호간 협상을 진행했으나, 즈베즈다가 6월 11일 계약 해지를 통보해 온 것이다.

삼성중공업을 대리해 SIAC 중재를 수행할 로펌은 아직 선정되지 않았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