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대한상사중재원(KCAB)에 접수된 건설 · 부동산 중재 사건 수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분쟁금액이 큰 대형 사건들이 많아 신청금액이 전년의 4.4배 수준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사중재원이 1월 10일 발표한 '2023년도 건설 · 부동산 중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건설 · 부동산 중재 사건은 총 128건, 신청금액은 총 1조 4,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22건, 3,268억원)에 비해 건수는 4.9%, 신청금액은 337.1% 증가한 것으로, 전체 사건(368건, 1조 5,715억원) 대비 건수는 34.8%, 신청금액은 90.9%에 이른다.
이처럼 건설 · 부동산 중재사건의 신청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전년에 비해 분쟁금액이 큰 대형 사건들이 다수 접수됐기 때문이다.
공공 · 민간부문별로 공공사건이 48건(1,424억원)에서 39건(9,347억원)으로 건수는 소폭 감소했으나 금액이 6배 이상 급증했다. 발전소 관련 대형 건설공사 사건 접수 증가와 대규모의 신도시 개발이익금 분쟁 영향으로 분석된다.
민간사건 역시 74건(2,043억원)에서 86건(5,302억원)으로 금액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과거 대형 건설사건의 경우 공공부문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 들어 민간부문에서도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3,200억원 규모의 추가공사대금 청구 사건이 접수되는 등 고액 사건의 접수가 증가하고 있다.
신청금액별로는 10억원 이하 중소형 사건수가 전체의 70.3%를 차지했다. 인테리어 등 소액 건설사건에서의 중재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유명 인테리어 브랜드 시공 계약약관 내 중재합의서가 포함되는 등 인테리어 업계에서 중재가 유용한 분쟁해결수단이라는 인식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한상사중재원 김태훈 중재사업본부장은 "건설분야 중재 신청금액의 증가세가 고무적"이라며 "지난해 8월 말 국토교통부 고시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가 분쟁 발생 이전인 계약 체결시점에 조정 또는 중재 중 하나를 분쟁해결 방식으로 정하도록 개정 · 시행됨에 따라 급증하는 물가변동 관련 분쟁 등을 중재를 통해 원활하고 신속히 해결하려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2023년 대한상사중재원 접수 전체 중재사건은 국내 314건, 국제 54건 등 모두 368건으로, 전년 대비 26건 증가했다. 국제중재 사건이 16건 늘어 국내 사건 증가 10건보다 더 많이 늘었다.
리걸타임즈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