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앤김의 공동설립자 중 한 명인 김갑유 변호사는 20년 넘게 한국의 주요 국제중재 케이스를 수행한 국제중재의 산증인과 같은 변호사다.
IMF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 된 'post M&A' 분쟁을 비롯해 최근 늘어나고 있는 투자자중재(ISD)에 이르기까지 한국기업의 성장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수백건의 케이스에서 활약한 김 변호사에겐 해외 로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국제중재 프랙티스를 국산화한 일등공신이라는 평가가 결코 지나친 게 아니다.
ISD 사건만 해도 중재판정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첫 ISD인 론스타 사건에서 우리 정부 측에 자문해왔으며, 스위스의 승강기업체인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조사 · 감독의무 해태로 인하여 최소 미화 3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며 UNCITRAL 중재규칙에 근거해 제기한 ISD에서도 정부 측에 자문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경영권 분쟁 100% 승소
국제상사중재 쪽에선 그의 명성을 입증하듯 수많은 승소 판정이 이어지고 있다. 2011년 11월에 판정이 난, 현대중공업과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와의 현대오일뱅크 경영권을 둘러싼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재판소 중재가 김 변호사가 실력을 발휘한 대표적인 사안 중 하나로, 현대중공업을 대리한 김 변호사팀은 "IPIC가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주식 70% 전량을 시세보다 25% 싼 가격에 현대중공업 등 현대 계열사에 매각하라"는 판정과 함께 변호사 비용을 포함한 중재비용까지 전액 IPIC가 부담하라는 100% 승리를 거두었다. 현대중공업이 거둔 경제적 이득이 약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 이 케이스는 GAR로부터 '그해 최고의 승소 판정(Win of the Year)'으로 선정되었다.
이와 함께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약 1조 6000억원의 손해배상을 주장하며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제기한 ICC 중재도 김 변호사팀이 100% 승소한 또 하나의 쾌거로, 김 변호사팀이 하나금융지주를 대리한 이 사건에서 ICC 중재판정부는 지난해 5월 론스타의 청구를 100% 기각하는 한편 "론스타는 하나금융지주가 부담한 중재판정 비용과 법률 비용을 모두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김 변호사팀은 런던국제중재법원(LCIA) 사건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 변호사팀은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1, 2호기의 시공과 관련해 시공사가 발주자 측을 상대로 추가공사비 등 약 6000억원을 청구한 LCIA 중재에서 발주자 측을 대리해 지난해 3월 청구액 대부분을 방어하는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ICCA 사무총장도 역임
말하자면 ICC 중재나 LCIA 중재 등 중재기관을 가리지 않고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는 '명품 중재팀'이 피터앤김의 김 변호사팀으로, 김갑유 변호사는 ICC 중재법원 부원장,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위원회 위원장, 미국중재협회(AAA) 위원, 세계은행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등 유명 중재기관의 중재인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중재인들에게 명예의 전당으로 불리는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A) 사무총장도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일찌감치 역임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