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성 부장의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선재성 부장의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 기사출고 2018.04.0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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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분양가격 초과 분양대금 돌려주라"
광주일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제26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6기)에 합격한 선재성 고등부장판사는 2년간의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포함 28년 법관생활의 대부분을 재판업무에만 종사한 타고난 판사라고 할 수 있다. 광주지법 가정지원장, 순천지원장을 맡아 일선 법원을 지휘한 적은 있지만 법원행정처 등에서 사법행정업무만 전담한 적은 없다.

◇법관 재직 28년만에 법복을 벗고 호반건설 법무실장으로 새 출발하는 선재성 전 부장판사
그동안 그의 손을 거쳐 간 수많은 사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가 단골로 소개하는 사건이 있다. 2009년 11월 그가 광주고법 부장판사로 있을 때 항소심 재판장을 맡아 선고한 공공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가격 산정에 관한 판결(2008나7054)로, 대한주택공사의 분양전환가격 산정이 잘못되었다며, 재판부가 다시 분양전환가격을 산정해 이를 초과하는 분양대금은 부당이득이니 임대아파트 분양자들에게 돌려주라고 한 판결이다.

대법 전원합의체 판결로 확정

임대아파트를 분양받은 임차인들에게 유리한 판결로, 대한주택공사가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상고가 기각되며 항소심 판결대로 확정됐다.

선 부장은 특히 당시 항소심 판결을 선고하며 판결문 끝에 '재판장으로서 덧붙이는 말'을 추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기서 그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청년들의 취업난과 급여에 비하여 지나치게 높은 주택가격으로 인하여 결혼과 출산이 미루어지고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는바, 주공은 그동안 거부하여 왔던 택지비, 건축비 등 건설원가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들이 분양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고,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절차에서 임차인들의 건설원가 공개청구를 거부한 채 최초 입주자모집공고시에 제시한 분양가격을 기초로 임대주택 법령에서 정한 분양전환가격의 산정기준에 위배하여 분양전환가격을 산정한 후 이를 거부하는 임차인들에 대하여 임대차계약의 해지 및 건물명도의 소를 제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공이 산정한 분양전환가격에 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다면 이는 적어도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거나 나아가 향후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절차에서 사전에 택지비, 건축비 등 원가를 공개한 후 임대주택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적법한 분양전환가격을 산정하지 아니하는 경우 이는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여 둔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가 법무실장으로 활동할 주택건설업체인 호반건설과도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판결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또 광주지법 수석부장 시절 법정관리업무를 전담, 수십개의 건설회사 회생을 지휘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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