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얼굴에 하얀 반점' 백반증도 안면장애
[행정] '얼굴에 하얀 반점' 백반증도 안면장애
  • 기사출고 2017.08.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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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사회생활에 상당한 지장"
하얀 반점이 얼굴에 나타나는 '백반증'도 안면장애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춘천제2행정부(재판장 김명수 부장판사)는 5월 22일 백반증 진단을 받은 김 모씨가 "안면장애 최하등급인 5급 판정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원주시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2016누1108)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안면장애 5급 결정처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1981년경부터 얼굴 등에 하얀 반점이 생기기 시작하여 같은 증상이 전신으로 번져 백반증 진단을 받은 김씨는 2014년 10월 원주시에 안면장애 장애등급 심사를 신청했으나, '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통보 받자, 곧바로 행정심판을 냈고, 강원도 행정심판위원회는 백반증도 안면장애에 해당한다고 재결했다. 이에 원주시가 이듬해 7월 안면장애 최하등급인 5급 판정을 내리자 김씨가 '안면부에 나타난 백반증의 비율에 의하면 나의 안면장애등급은 최하 4급 1호 이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장애등급판정기준은 장애등급을 판정하기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서 장애등급판정기준에 열거된 면상반흔, 색소침착 등의 사유는 안면장애사유의 예시로 볼 것인 점 ▲장애등급판정기준에 인체 내 멜라닌 색소가 비정상적으로 증식되어 나타나는 '색소침착'이 안면장애사유로 포함되어 있고, 그와 사물의 본성이 유사하다고 보이는 멜라닌 세포의 비정상적인 기능저하와 파괴로 나타나는 탈색소성 질환인 백반증이 안면장애사유에서 제외되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고, 오히려 이를 제외하는 것은 형평이나 정의 관념에 심히 반한다고 보이는 점 ▲김씨를 진단한 의사들은 백반증으로 인하여 일광화상에 취약하여 주의가 필요하고 야외노동에 제한이 있다는 취지의 소견을 제시하는 등 백반증으로 인한 신체기능의 장애도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해 보면, "원고는 안면부에 나타난 광범위한 백반증으로 인하여 사회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받는 안면장애인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1심은 이어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2조 1항 [별표 1] 13호와 장애등급판정기준 13호 안면장애 판정기준에는 노출된 안면부의 45% 이상의 변형이 있는 사람의 경우 5급, 60% 이상의 변형이 있는 사람의 경우 4급, 75% 이상의 변형이 있는 사람의 경우 3급, 90% 이상의 변형이 있는 사람의 경우 2급에 각 해당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이 법원의 신체감정촉탁 회신결과에 의하면 원고의 노출된 안면부의 90% 이상(거의 100%)에 안면부위의 변형에 해당하는 백반증 병변이 나타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장애등급은 안면장애 2급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며 "원고의 안면장애 등급이 5급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안면장애등급결정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주시의 항소를 기각, 1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백반증에 대한 안면장애 인정에 이어 백반증 정도를 따져 장애 2급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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