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1심 뒤집고,, 골프장 책임 80%만 인정"선, 후행조 캐디가 잘못…공친 골퍼는 잘못없어"
골프장에서 한 홀의 경기를 끝내고 캐디가 홀컵에 깃발을 꽂은 후 그린을 걸어 나오다가 뒷조가 친 공에 맞아 다친 경우 골프공에 맞은 이 골퍼에게도 잘못이 있을까.1심 법원은 캐디의 잘못을 물어 골프장에 100% 책임을 인정했으나, 항소심인 서울고법
은 재빨리 그린을 빠져 나오지 못한 피해자에게도 20%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 골프장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김경종 부장판사)는 지난 1월27일 경기도 용인의 J골프장에서 라운딩 도중 뒷조가 친 공에 맞아 이마를 다친 장모(60)씨가 J골프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2005나40718)에서 장씨의 잘못을 20% 인정, 1심을 깨고, "피고는 원고에게 6993만여원만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은 8692만여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었다.
공을 친 뒷조의 골퍼에겐 1심에서 잘못이 인정되지 않았으며, 이 부분에 대해선 원, 피고 모두 더이상 문제삼지 않아 장씨와 J골프장과의 다툼으로 항소심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자신이 퍼팅을 마친 후 캐디가 홀컵에 깃발을 꽂는 것을 보았으면 이를 경기 종료 신호로 해석하여 후행조에서 타구를 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신속하게 그린을 벗어나 안전지대로 이동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캐디가 홀컵에 깃발을 꽂고 후행조에 인사를 하였음에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꾸물거리면서 일행 중 가장 마지막으로 뒤에 쳐져서 이동하다가 그린 가장자리 지점에 이르러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며, "원고의 이러한 과실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내지 확대에 기여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 할 것이어 피고의 책임을 8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에앞서 "골프장이용 표준약관에 따르면 경기자는 그린에서 퍼팅을 끝마쳤을 때는 즉시 그린을 벗어나 안전한 진입로를 이용하여 다음홀로 향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후행조의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선행조의 캐디인 강모씨와 후행조의 캐디인 최모씨는 사고 홀 및 그린 주변의 지형과 상황, 특히 사고홀은 그린 왼쪽 뒤부분에 홀컵이 위치하고, 이동로는 그린의 오른쪽에 있는데다 그린의 오른쪽 부분부터 이동로 사이는 후행조의 위치에서 잘 보이지 아니한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선행조의 캐디 강씨는 홀컵에 깃발을 꽂으며 인사하는 행위가 후행조에게 당해 홀에서 선행조의 경기의 종료를 알림과 동시에 후행조에게 경기를 진행하여도 좋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원고가 퍼팅을 마치고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후행조를 향해 인사함으로써 우선적으로 경기자의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며, 후행조의 캐디 최씨 역시 이같은 선행조의 이동상황이 잘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는 선행조가 그린을 완전히 벗어나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였음을 확인한 다음에 후행조의 경기자로 하여금 서드샷을 하도록 하여 우선적으로 경기자의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한 과실이 있어 피고 회사는 사용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원고 장씨는 2003년 4월15일 오전 8시41분쯤 J골프장 서코스에서 골프를 시작, 이날 오후 1시20분쯤 파5인 동코스 8번홀의 그린에서 같은 조에서 마지막으로 퍼팅을 한 후 다음 홀로 이동하기 위해 그린을 벗어나고 있던 중 뒷조에서 경기하던 정씨가 3번 우드로 친 공에 이마를 맞아 3년간 12%의 노동능력이 상실되는 사고를 당하자 골프장과 정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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