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상서로운 푸른 용의 해, 갑진년(甲辰年)을 맞아 국민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코로나라는 전례 없이 어둡고 긴 터널 속에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터널을 빠져나와 새로운 일상과 희망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외의 여러 상황이 순탄하지 않은 한 해를 예고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만, 우리 국민들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슬기롭고 굳건하게 어려움을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헌법재판소는 1988년에 설립된 이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수호자로서 그 역할을 다해왔습니다. 현행 헌법은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적 열망의 결정체이며, 헌법재판소는 그 소중한 결실입니다.
그동안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다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가지는 권한은 국민께서 주신 것이고, 헌법재판소의 권위는 국민의 신뢰를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국민의 신뢰와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헌법재판소 구성원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이 헌법재판소에 기대하시는 바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정과 사회적 갈등의 해소, 그리고 사회통합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기초한 헌법재판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높아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더욱 엄격한 성찰과 각오가 필요합니다. 헌법재판소장으로서 '재판 독립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헌법재판소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시간 쌓아올린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한 도약을 준비하겠습니다.
라틴어 격언 중에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말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가르침과도 통합니다.
헌법재판소가 미래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작은 디딤돌 하나라도 놓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천히 서둘러서 국민이 헌법을 통해 부여한 소명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기쁨과 행복이 늘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4. 1. 1.
헌법재판소장 이 종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