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가 창간 16주년을 맞아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기업법무 로펌 53곳을 소개하는 '2023 로펌 디렉토리(Directory)'를 발행합니다. '2023 Law Firms in Korea'란 타이틀을 달아 한국 로펌 31곳과 외국 로펌 22곳의 한국 시장에서의 활약상을 조명했습니다. 외국 로펌 중엔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 않은 가운데 해외에서 서울을 오가며 자문하는 해외 로펌들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영미 로펌이 대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한국 업무를 많이 수행하는 중국 로펌, 싱가포르 로펌, 중동 로펌도 함께 소개합니다. 취재의 한계 등으로 미처 실리지 못한 로펌들이 있음을 함께 밝혀둡니다. 편집자
부동산 PF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PF 관련 자문을 가장 많이 수행하는 로펌 중 한 곳인 법무법인 로엘의 진단은 어떨까. 로엘의 강종범 변호사는 "특히 지방에서의 부동산 PF 침체가 심각하다"며 "지방의 PF 사업장 중엔 시공 순위가 낮은 지방 시공사들의 신용을 보강하기 위해 신탁회사들이 책임준공확약을 제공한 곳이 많아 PF 부실이 자칫 신탁회사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시장의 어려운 사정은 로엘의 상담 창구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한마디로 신규 PF 딜은 거의 없고,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등이 들어간 안전한 딜, 사업성이 확실하고 좋은 딜, 새로운 시도를 통한 딜 위주로 거래가 이루어졌다. 과거 PF 호황기에 전국 각지에 우후죽순으로 딜이 진행되었다면, 옥석을 가려 소위 '되는 딜' 위주로 시장의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신규 딜 없고 '되는 딜' 위주 진행
HUG의 정비사업자금 대출보증을 통한 재개발, 재건축 추진이 한 예로, 올 초 대구광역시 수성구 파동 일원의 파동강촌2지구 재건축사업 관련 600억원의 조합사업비 대출을 시작으로 로엘의 자문 아래 여러 관련 딜이 클로징되었다.
로엘의 PF팀은 또 지난 5월 송도국제화복합단지 2단계 사업에서 만기가 도래한 5,100억원에 대한 4차 브릿지론에 대한 법률자문을 수행, 브릿지론 조달이 성사되는데 기여하고, 연말 클로징을 목표로 5,500억원의 추가 PF 대출 관련 법률자문도 진행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의미있는 딜도 추진되고 있다. 로엘이 자문한 동교동의 소규모 재건축사업 관련 사업비 대출이 대표적으로, 조합방식이 아닌 신탁방식, 그중에서도 사업시행자 방식으로 진행되어 사업시행자가 된 KB부동산신탁이 직접 차주가 되어 금융기관으로부터 220억원의 사업비를 조달한 것이 특이한 점이다.
만기 연장 등 '변경약정의 해'
이와 함께 '변경 약정의 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기존에 진행한 브릿지 대출, PF 대출의 만기 연장 등 변경약정이 많았던 점도 올해 부동산 PF 시장의 모습 중 하나로 얘기된다. 로엘의 정태근 대표변호사는 "거의 모든 부동산 대출의 만기가 연장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하고, "변경 약정 업무의 일환으로 올 4월 2차 개정된 PF대주단협약 업무도 다수 진행되었다"고 소개했다.
내년에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로엘 PF팀의 24명의 변호사들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PF 위기 극복의 동반자를 자처하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