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의 대표적인 수출 사례로 얘기되는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의 성공엔 변호사들의 기여도 적지 않았다. 2014년부터 2년간 바라카 현장에 상주하며 이 원전 프로젝트의 준거법인 영국법에 대해 자문한 법무법인 화우의 김연수 영국변호사도 그중 한 명으로, 김 변호사는 여성이면서 2년간 사막으로 둘러싸인 현지에서 생활하며 갖가지 법률문제를 뒷바라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 로스쿨을 1년 다닌 후 다시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변호사 자격을 땄는데, 이 모든 것이 천직, 콜링(calling)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 변호사는 "현대건설의 바라카 원전 현장의 사내변호사가 된 것도 영국변호사였기에 가능했다"며 "영국에서 법을 더 공부하고 2013년 귀국했더니 헤드헌터가 어떻게 알았는지 영국법을 공부한 영국변호사가 필요하다며 나를 추천해 아부다비 현지에 부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의 몸으로 바라카 현장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부임 초기엔 여자화장실이 없어 화장실이 완성되기까지 불편을 감수해야 했고, 나중엔 현장 근처의 도시에 김 변호사가 직접 집을 짓고 출퇴근하며 업무를 수행했다.
클레임 컨설팅사에서도 근무
김 변호사는 이외에도 대우조선해양과 STX 글로벌 사내변호사, 성진지오텍 법무팀장 등 영국법이 준거법으로 많이 선택되는 중공업이나 조선, 해양 회사에서 주로 활동했다. 또 화우에 합류하기 전 2년간은 아부다비에 있는 영국계 클레임 컨설팅사에서 근무하며 해외건설공사의 발주처를 상대로 한 클레임 업무를 많이 수행했다.
"국내의 대기업 시공사들이 한국 로펌을 선임하여 외국계 로펌의 도움 없이 해외건설에 관련된 분쟁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 로펌의 건설분쟁 대응 역량이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김 변호사는 화우에 합류한 이후 해외현장을 직접 오가며 해외건설 공사 관련 자문, 클레임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컨설팅사와 공동으로 클레임을 작성한 베트남 하노이 경전철 메트로 건,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를 상대로 한 클레임 작성 및 협상 지원, 현지 로펌과 협업하여 현지 법원에서의 소송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한 UAE와 카타르에서의 공사대금 분쟁 등이 김 변호사가 화우의 변호사들과 함께 수행한 해외공사 관련 주요 업무사례들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