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2021년 7월 6일 오후 6시 2분쯤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이후부터 오후 6시 56분쯤 자신이 퇴근할 때까지 약 50여분 동안 대전 중구에 있는 자신의 붕어빵 재료 공장을 혼자 돌아다니며 시간이 지난 뒤 불이 붙는 이른바 '지연점화장치'를 여러개 설치한 뒤 양초에 불을 붙이고, 주변에 등유를 뿌리거나 고의로 기름통을 넘어뜨려 바닥에 등유가 흐르도록 했다. 지연점화장치는 등유가 담긴 플라스틱 통에 나무젓가락을 끼운 다음, 그 위로 양초를 꽂아서 만든 장치로써, 양초가 서서히 타들어가며 A씨가 현장을 떠난 다음에야 등유에 불이 옮겨 붙도록 제작됐다. 그로부터 약 7~8시간 뒤인 7월 7일 오전 3시 10분쯤 지연점화장치에서 불이 발생했고 불은 공장 바닥과 벽면에 옮겨붙어 설탕 등 각종 재료와 전기배전반 등 시설물 등을 태워 1억 6,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불은 비교적 빠르게 진화되어 공장 주변에는 피해를 야기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자신과 동거인 명의로 보험금 청구서와 1억 6,000만원 상당의 견적서를 작성한 뒤, 보험회사로부터 손해사정 업무를 위임받은 업체 직원에게 각 서류를 제출해 허위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이 화재가 A씨의 방화로 조사되는 바람에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어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최근 3년 동안 자신의 공장에서 원인미상의 화재 또는 범인을 특정할 수 없는 방화가 발생하여 약 4억원 이상의 보험금을 받게 되자, 보험금을 편취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저질렀다.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나상훈 부장판사)는 4월 22일 일반건조물방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를 적용,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2021고합486).
재판부는 "피고인은 스스로 공장에 불을 붙인 것임에도 화재 이후 공장에 대한 보수공사 및 기계설비공사 견적서(건축공사비 99,000,000원, 기계설비공사비 64,460,000원, 합계 163,460,000원)를 첨부하여 보험금 지급 청구서를 피해 회사에 제출한바, 기망행위 내지 편취의 범의가 넉넉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은 2018. 2.경 충남 금산에 위치한 공장에 발생한 화재로 보험금 250,000,000원을, 2020. 4. 9.경 대전에 위치한 공장에 발생한 화재로 보험금 2,267,878원을, 2021. 2. 20.경 경북 경산에 위치한 공장에 발생한 화재로 보험금 149,753,419원을 각 지급받은 사실이 있었는데, 위 공장들은 모두 피고인이 운영에 관여한 공장들이었다"며 "그렇다면 이 사건 공장을 포함하여 피고인이 여러 지역에서 운영한 공장에서 3년여의 기간 동안 4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것인데, 모두 자연적인 요인에 의하여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기에는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범행은 피고인이 보험금을 수령할 목적으로 피고인의 공장 건물에 지연점화장치를 설치하고 그 주변에 연소매개물을 배치하는 방법 등으로 불을 붙여 공장 건물을 소훼한 후 보험금을 편취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것으로서 그 죄질과 범행 방법이 매우 불량한 점, 피고인의 공장 인근에는 다수의 다가구주택, 주택단지 등이 존재하였던바 만약 불이 확산되었다면 공장 인근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도 있었던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던 점, 피고인이 편취하려고 한 보험금이 다액인 점,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전력(사기)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8조는 "보험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 형법상 사기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며, 미수범도 처벌한다(10조).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