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33조는 1항에서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구제명령을 내용으로 하는 재심판정을 포함한다)을 받은 후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2천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2항은 "노동위원회는 제1항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 30일 전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 · 징수한다는 뜻을 사용자에게 미리 문서로써 알려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정용석 부장판사)가 7월 8일 30일 전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 · 징수한다는 뜻을 미리 문서로써 알려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행강제금 부과를 취소하는 판결(2020구합71840, 66510)을 내렸다.
폐기물 수집 · 운반업체인 A사는 2017년 11월 청소차량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B씨를 작업원으로 배치전환하였는데, 이에 대해 B가 서울지노위에 구제를 신청, 서울지노위가 2018년 3월 배치전환이 부당하다고 판정하면서 A사에 'B의 원직복직과 배치전환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했다. 이어 서울지노위는 A사가 B를 원직복직시키지 않는 등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2018년 6월 A사에 224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제1차 이행강제금 부과처분)했다. 이에 A사는 B를 운전기사로 원직복직시켰으나, 서울지노위는 같은 해 11월 B에 대한 임금상당액 일부 미지급을 사유로 224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다시 부과(제2차 이행강제금 부과처분)했다. 서울지노위가 2019년 5월 B에 대한 임금상당액 일부 미지급을 사유로 이행강제금 308만원을 또 부과(제3차 이행강제금 부과처분)하고, 2020년 3월 10일에도 같은 사유로 이행강제금 392만원을 부과하자 A사가 308만원과 392만원의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다.
A사는 3차 이행강제금 부과와 관련, "부과예고를 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이 어떠한 이행을 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하나, 피고는 제3차 이행강제금 부과예고 당시 언제부터 언제까지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금액은 어떻게 되는지 특정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4차 이행강제금 부과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 30일 전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 · 징수한다는 뜻을 사용자에게 미리 문서로 알려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4차 이행강제금 부과와 관련, "피고는 2020. 2. 24. 원고에게 제4차 이행강제금 부과예고를 한 사실, 피고는 위 부과예고에 따라 2020. 3. 10. 원고에게 제4차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에 의하면, 피고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 30일 전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 · 징수한다는 뜻을 원고에게 미리 문서로써 알려 주어야 함에도 그 부과예고일인 2020. 2. 24.로부터 30일이 지나지 않은 2020. 3. 10. 제4차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하여 근로기준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3차 이행강제금 부과에 대해선, "구제명령 내용을 '원직복직 및 임금상당액 지급'으로, 불이행 내용을 'B의 임금상당액 미지급'으로 기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전제하고, "제3차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에 관한 구제명령의 내용은 그 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사는 서울지노위의 판정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었으며, 중노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도 냈으나, 2019년 11월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