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서행한다고 택시 추월 뒤 급정차해 접촉사고 낸 BMW 미니쿠퍼 운전자, 특수폭행 유죄
[교통] 서행한다고 택시 추월 뒤 급정차해 접촉사고 낸 BMW 미니쿠퍼 운전자, 특수폭행 유죄
  • 기사출고 2021.07.1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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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법] "차량은 위험한 물건"

서울중앙지법 형사5-3부(재판부 이관형 부장판사)는 5월 12일 손님을 태우기 위해 서행하는 택시를 추월한 뒤 급정차해 접촉사고를 낸 A(39)씨에 대한 항소심(2020노3532)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특수폭행죄를 적용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차량이 특수폭행죄의 구성요건 중 하나인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A씨는 2020년 8월 25일 오전 6시 1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한강공원 신사나들목 진출입로에서 BMW 미니쿠퍼 승용차를 운전하여 진행하던 중 그 앞에서 B씨가 운전하는 K5 택시가 손님을 태우기 위해 서행운행을 하는 것에 화가 나, 중앙선을 넘어 반대차로로 진행하여 택시를 추월한 후 그 앞으로 나아가서 진행하는 택시 앞에서 바로 급제동을 하고, 이어 과속방지턱 위에서 고의로 급정차를 하여 바로 뒤따라오던 피해자 택시의 앞 범퍼를 A씨의 승용차의 뒤 범퍼로 들이받게 해 위험한 물건인 승용차를 휴대하고 피해자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검사가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①피고인 차량은 터널을 나오자마자 피해자 차량을 추월하여 시속 30km 속도 제한 구역에서 1차 급정거(완전정지)한 다음 서서히 진행하다가 약 6∼7초 후 뒷바퀴가 과속방지턱에 올라선 다음 2차 정지(완전정지)하였는바, 피고인 차량의 진행 속도는 2차 정지하기 전 이미 시속 30km 이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이와 같이 피고인 차량의 속도가 느렸고 과속방지턱의 높이도 높지 않으므로 과속방지턱에서 감속을 할 이유가 없고, 감속을 하더라도 과속방지턱에 올라가기 전에 감속하고 과속방지턱 위에 올라서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것이 일반적인 운전방법임에 반하여 피고인은 과속방지턱 위에 올라선 후에 완전 정지한 점(피고인이 과속방지턱 위에서 정지하였을 당시 교통이 원활하였고, 전방에 아무런 교통상의 장해도 없었다), ③피고인이 과속방지턱 위에서 완전히 정지하기 전에도 피해자 차량을 추월하여 급정거를 하였던 점(피해자 차량이 피고인 차량 앞에서 느리게 진행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피고인이 과속방지턱 위에서 정지하였을 당시 두 차량의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없어 피해자가 급정거로 인한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전방주시의무를 소홀히 한 피해자의 과실이 차량 충돌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점과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상 '폭행'에 해당하는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점(차량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한다)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차량을 정지한 행위는 폭행죄에 있어서의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폭행의 고의도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