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 생도의 사랑을 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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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21.06.2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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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1학년 생도 이성교제 금지' 개정 권고

해군사관학교가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월까지 1학년 생도의 이성교제 금지규정 위반을 이유로 생도 47명을 징계한 것과 관련,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가 "생도들의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들에 대한 징계처분을 모두 취소하고, 「사관생도 생활예규」에 규정된 1학년 이성교제 금지 및 징계규정을 개정할 것을 해군사관학교장에게 권고했다고 6월 24일 밝혔다. 

진정인은 해군사관학교의 1학년 이성교제 금지규정 위반을 이유로 한 생도 47명에 대한 징계처분은 중대한 인권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학교 측은 ▲1학년 생도의 생도생활 조기 적응, ▲강요에 의한 이성교제로부터 1학년 생도 보호, ▲상급학년 생도의 1학년 지도 · 평가 시 공정성 확보 등을 위하여 1학년 이성교제 금지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그러나 해군사관학교의 1학년 이성교제 전면금지는 학교 밖에서의 사적인 만남 등 순수한 사생활 영역까지도 국가가 간섭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며, '강압에 의한 이성교제'를 엄격히 금지하는 규정이 예규에 이미 존재하고, 상급학년 생도에 대한 하급학년 생도의 '공정성 평가' 비중 확대 등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대안적 조치를 시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학년 이성교제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피해자들의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1학년 이성교제 전면금지 조항이 생도들에게 중대한 불이익 근거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성교제의 의미가 분명하지 않아 명확성원칙에도 위배되며, 타 사관학교와는 달리 Ⅱ급 과실이나 경과실 처분을 내릴 여지가 전혀 없고 무조건 Ⅰ급 과실 처분을 하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례원칙에도 반한다고 보았다.

이에 인권위가 1학년 이성교제 금지규정 자체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인 이상, 이 규정에 따른 징계처분 또한 피해자들의 행복추구권(자기운명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들의 피해를 원상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권위는 아울러 피해자들에 대한 징계과정에서 ▲훈육위원회 개최 전 대리인 선임권 미고지, ▲예규상 감경사유 미고려 및 일률적으로 과중한 징계처분으로 인해 비례의 원칙 위반, ▲주 1회 반성문 작성 · 제출 지시로 양심의 자유 침해, ▲징계처분 결과 시달 시 피징계 생도의 학번 노출로 인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등 절차적 · 내용적인 면에서도 하자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리걸타임즈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