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 및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E(환경)는 기후변화, 탄소배출, 환경오염, 신재생에너지, 폐기물관리 등에 관련된 이슈를 포함하고, S(사회)는 소비자보호, 데이터보호, 산업안전, 지역사회 관계, 인권, 노동기준 등에 관련된 이슈를 포함하며, G(지배구조)는 이사회 구성 및 활동, 감사제도, 배당정책, 주주권리 보호 등과 관련한 이슈를 포함한다. 그리고 ESG 투자는 이러한 ESG 이슈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2조원 이상 상장사, 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전 세계적으로 ESG 투자 규모가 최근 급속히 증가하면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이고, 국내에서도 ESG 투자는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높이며 중장기적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투자자의 인식 확산과 더불어 한국거래소의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등 관련 규제가 정비되며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아주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국내에서는 연기금 · 공제회 등이 ESG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이 그동안은 주로 자산운용사의 주식 · 채권형 펀드에 대해 ESG 투자 관련 요소를 반영하였다면, 최근에는 PEF 출자를 함에 있어서도 ESG 투자 관련 요소를 적극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출입은행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 주목
이러한 ESG 투자 흐름은 지난 2월 말 한국수출입은행의 글로벌 ESG 투자를 위한 PEF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한국수출입은행은 PEF의 투자 단계에서 투자대상기업의 ESG 수준 진단을 통해 개선방안을 도출하고, 투자회수 단계에서 실질적인 ESG 개선 효과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우리 기업의 ESG 내재화를 위한 체질 개선을 꾀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해당 공고안에서는 운용사의 투자 관련 내규, 의사결정과정, 시스템 등에서의 ESG 요소 반영 여부와 ESG 투자전략이 운용사 선정의 주요 평가요소인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ESG 외부 전문기관의 ESG 진단과 ESG 내재화 성과평가를 통해 한국수출입은행에 귀속되는 기준수익률 일부를 운용사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등 위탁운용사를 통한 투자대상기업의 적극적인 ESG 경영내재화를 유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한국산업은행, 국민연금, 한국교직원공제회와 같은 국내 연기금 · 공제회 등에서도 위탁운용사를 선정함에 있어 , ESG 관련 운용사 내규 구축 및 운영 현황 등을 포함하여, 구체적인 ESG 투자 전략, ESG 이슈 등 비계량적 정보의 수집 및 평가방법, ESG 관련 이슈 발생시의 대응전략 등이 마련되어 있을 것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국내 PEF 시장에서도 PEF 운용사에 대한 ESG 투자 방안 마련이 주요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요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ESG 투자 흐름 속에 국내 PEF의 일반적인 투자자들에게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PEF 운용사들도 이러한 추세를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관련 시장 확대에 대비하여 ESG 투자 원칙과 정책을 수립하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단계별 필요사항 고려되어야
그렇다면 PEF 운용사들은 ESG 투자 확산 추세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안으로 대응해야 할까? PEF 운용사들의 규모, 인력 구성, 주된 투자 분야 산업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PEF는 ①자금모집(Fund Raising) → ②투자대상기업에 대한 투자(Investment) → ③기업가치 제고(Value-addition) → ④투자 회수(Exit)의 단계로 운용되는데, 이러한 PEF의 4단계 프로세스별로 ESG 투자와 관련해 필요한 사항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PEF의 자금모집(Fund Raising) 단계에서는 PEF 운용사의 ESG 정책 및 규정이 투자자들의 ESG 관련 정책과 ESG 투자 철학에 부합하여야 할 것이고, 투자자들이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PEF 운용사 자체적으로 사내 전문인력 양성 및 외부 전문기관 등과의 협력 등을 통해 ESG 관련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체계가 구축되어 있어야 ESG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투자(Investment) 단계에서는 투자대상기업에 대한 실사(Due Diligence) 등을 통해 ESG 주요 이슈를 파악하고 이를 심사하며,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이러한 이슈들이 정확하게 검토되었는지 확인될 수 있는 ESG 요소 체크리스트가 활용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투자대상기업의 비재무 영역(ESG) 및 재무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수단(tool)을 개발하고, ESG 관리 체계, ESG 관련 컴플라이언스 및 예방제도와 같은 기본적인 ESG 규정 · 정책 및 프로세스가 구축되어 이러한 장치들이 투자의사결정 단계에서 충분히 고려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투자 이후 기업가치 제고(Value-addition) 단계에서는 투자대상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인적자원 관리, ESG 관련 제품 및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이러한 내용이 PEF 투자자들과 지속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투자대상기업과의 관계에서는 기업의 관리와 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ESG 위험을 최소화하고 투자대상기업의 ESG에 적극 관여할 수 있도록 경영 관련 가이드라인 및 체크리스트 마련 등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PEF 투자자들과의 관계에서는 투자대상기업의 ESG 위험 및 기회에 관한 중요사항의 변화 여부와 이를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ESG 경영공시 및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선제적인 ESG 경영공시 필요
넷째, 투자 회수(Exit) 단계에서는 투자대상기업의 ESG 내재화 성과 평가를 통해 투자 회수 시점에 투자대상기업의 ESG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수단 마련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ESG 투자 성과에 따른 운용사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성과 공유 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 PEF 시장에서의 ESG 투자 및 관리가 과거에는 단순히 규범적인 수준에 불과하였다면, 최근에는 실질적인 수단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에 있다. 특히 PEF는 투자대상기업의 경영에 참여하여 기업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ESG 투자에 가장 적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투자 vehicle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PEF 운용사 입장에서는 최근의 ESG 투자 흐름 속에 ESG 투자 및 관리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투자를 통한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을 모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안중성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jsahn@jipy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