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진 미국변호사가 본 한국법률시장 개방(하)"법률서비스 가격은 외국 로펌이 비싼 편""변화의 방향 결정에 소비자 뜻 고려해야"
Know-How 관리 등 외국로펌의 지식관리시스템도 그렇지만, 한국로펌들은 사내 트레이닝과 마케팅 기법에 대해서도 외국로펌으로부터 배울 게 적지 않다.외국로펌에선 고객들에게 신경을 쓰기 위해서 'Relationship Partner'라는 제도도 이미 오래 전에 생겼다. 다양한 마케팅 기법에 익숙해 있으며, 홍보 전략도 다양하고 활발하게 구사해 고객사를 확보한다.
고객사는 변호사 개인의 고객이 아닌 로펌의 고객이라는 차원에서 경우에 따라 로펌 내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총동원되어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로펌과 고객사의 관계가 몇 십년 동안 지속된다.
사내 트레이닝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변호사 몇 년차 때는 무엇을 숙지해야 하며, 어떠한 자료를 바탕으로 숙련을 해야 하는지 과정이 짜여 있는 곳이 많다.
이에 비해 법률서비스의 가격은 외국로펌이 좀 더 비싼 편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한국의 로펌들도 변호사의 시간당 가격이 지난 10년 동안 많이 상승했다. 하지만, 선진 외국의 대형 로펌들은 가격이 그 이상이다. 2배까지 가지는 않지만, 시간당 가격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M&A(기업인수 · 합병)나 IPO(기업공개)관련 건이 종료된 이후 한 건당 최종금액을 들어보면, 한국로펌보다 크게 2~3배가 넘는 가격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렇게 지불되는 변호사 가격에는 Know-How시스템, 신참 변호사의 트레이닝 비용, 다양한 마케팅 비용, 여러 나라에 걸쳐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국제적인 로펌이 새로운 국가에 진출할 때 추가적으로 드는 사무실 임대 및 광고비용, 리셉션 비용, 변호사의 집 임대료, 항공료 등이 반영돼 있다고 얘기된다.
"법률서비스 가격 장기적으론 올라갈 것"
한국에 처음 진출하는 외국로펌들의 경우 처음에는 저가로 시장공략에 나설지 모른다. 새로운 시장에의 진출이라는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법률서비스 가격이 비교적 고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한국의 로펌들은 단기간에 급성장한 측면이 있다. 빠른 속도로 업무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Know-How시스템이나 선진 마케팅 기법 등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최근들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기업들을 따라 활동 무대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로펌 경영의 많은 지식이 축적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한국의 로펌들이 외국기업의 제3국 진출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로펌들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법률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예측된다. 독자적으로 계속해서 성장을 모색하는 한국로펌도 있겠지만, 외국로펌과의 협력체제를 구성하려는 로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물론 로펌의 내부결정기관에서 하겠지만 법률서비스를 받는 국내와 해외의 고객 ·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법률서비스를 받는 소비자들에게 무엇이 더 바람직 할 지, 또 로펌의 내부구조상 어떻게 하는 것이 더 경쟁력이 있으며, 수익증가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일본, 불란서, 독일 등의 경우 법률시장이 개방되면서 각기 다양한 결과를 이루어 냈다. 한국의 법률시장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의 관심사를 신속히 파악해서 변하는 미래지향적인 로펌들이 성공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FTA를 통한 법률시장개방을 '위기'로 해석하는 변호사들에게는 위기가 될 것이다. 반면 '기회'라고 생각하면 분명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게임의 법칙이다.
◇임석진 미국변호사는 미 브라운대와 콜럼비아 대학원, 보스톤 칼리지 로스쿨과 런던대 킹스 칼리지 로스쿨을 나왔습니다. 세계 최대의 로펌인 클리포드 챤스(Clifford Chance)와 법무법인 세종에서 다년간 활동한데 이어 지금은 SL Partners (법무법인 한승)에서 미국변호사로 활약중입니다.
본지 편집위원(sjlim@slpart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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