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황여진 판사는 3월 25일 휴대전화로 직장 동료 2명을 때려 다치게 한 A씨에게 특수상해죄 유죄를 인정,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2019고단2430). 휴대전화도 '위험한 물건'이라는 것이다.

A씨는 2019년 2월 8일 평소 감정이 좋지 않던 직장 동료 B(여 · 35), C(여 · 30)씨와 함께 식사를 하고 노래방을 가게 되었는데, 2월 9일 오전 0시 50분쯤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노래방 앞길에서 귀가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중 화가 나 B씨를 향해 욕설을 하면서 B씨를 발로 걷어차 넘어뜨린 다음 자신의 갤럭시 노트8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B씨의 왼쪽 눈 부위를 때려 전치 약 5주의 눈꺼풀 열상 등 상해를 입혔다. A씨는 계속해서 자신을 말리는 C씨를 발로 걷어차고 손으로 밀어 넘어뜨린 다음,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C씨의 뒤통수 부위를 때려 전치 약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B씨와 C씨에게 상해를 가하였다며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했다. 형법 258조의2 1항에 따르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상해죄를 범하면 특수상해죄가 되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가중처벌된다.

A씨와 변호인은 재판에서 "당시 범행에 사용할 의도로 휴대전화기를 지니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휴대전화의 물리적 형태상 위험한 물건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황 판사는 대법원 판결(97도597 등)을 인용, "형법 258조의2 1항 소정의 '위험한 물건'이라 함은 흉기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널리 사람의 생명, 신체에 해를 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일체의 물건을 포함한다고 풀이할 것이므로, 본래 살상용 · 파괴용으로 만들어진 것뿐만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진 칼 · 가위 · 유리병 · 각종공구 · 자동차 등은 물론 화학약품 또는 사주된 동물 등도 그것이 사람의 생명 · 신체에 해를 가하는 데 사용되었다면 본조의 '위험한 물건'이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위험한 물건의 위험성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물건을 사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곧 살상의 위험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 인정되는 물건인가에 따라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휴대전화기로 피해자들의 신체에 해를 가하는데 직접적으로 사용하였고(변호인의 주장과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휴대전화기를 단순 소지한 것이 아니라 공격행위에 사용하였다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처음부터 범행에 사용할 의도로 휴대전화기를 지니고 있었는지 여부는 특수폭행죄의 성립과는 무관하다), 휴대전화기의 모서리로 사람의 머리, 얼굴 부위를 내려치는 경우 상대방이나 제3자가 살상의 위험을 느낄 수 있음은 경험칙에 속한다"며 "따라서 위 휴대전화기는 당연히 형법 258조의 1항 소정의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