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의 청렴을 줄곧 강조해 온 이용훈 대법원장이 세금신고를 누락했다 뒤늦게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법조계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평소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 '단순한 실수일 뿐' 등의 서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대법원장이 세금 탈루 의혹을 받게 되면서 사법부 전체의 신뢰와 도덕성에 상처를 입혔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이 대법원장의 세금신고 누락과 뒤늦은 납세 사실에 대해 일부변호사 단체는 고의 탈루 의혹을 제기하면서 대법원장 퇴진론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의 하창우 공보이사는"변호사법상 모든 수임내역을 기록한 장부를 사무실에 비치하고 변호사가 직접 관리하게 되어 있다"며 "5000만원의 성공보수가 들어왔으면 당연히 장부에 기재할 의무가 있는데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10원이라도 탈루하면 그만두겠다고 했던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모임'의 이석연 공동대표는 "대법원장 자신의 도덕성에 상당한훼손을 받은 것은 사실이고 경위야 어떻든 간에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민단체들 역시 세금신고 누락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으나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 하락을 우려하고 나섰다. '바른사회시민회의'의 현진권 사무총장은 "의도적이냐 의도적이지 않으냐가 중요한 판단의 근거인데 신고하지 않은 금액의 규모가 상당했다"며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면 탈세로 보기 어렵겠지만 세법을 다루는 최고 수장인 대법원장이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의 박근용 팀장은 "물론 그 정도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단 하나의 흠결이 있어도 안된다고 문제삼을 수도 있겠지만 소득 60억원에 대한 세금을 낸 사람이 불과 5000만원을 의도적으로 누락했겠나 싶다"며 "단순실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namdol@munhwa.com] 2007/01/04 14: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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