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을 때 관심사 중의 하나는 이 부회장을 변호한 변호인단의 면면이었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기현,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김종훈 변호사 등 3곳에서 변호를 담당한 가운데 사람들은 특히 중소 로펌 기현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김앤장 출신의 이현철, 정한진 변호사 등 전체 변호사가 8명에 불과한 이 로펌이 도대체 어떤 로펌일까.
하버드 로스쿨서 강의도
그러나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이들의 면면을 조사해보면 궁금증은 금방 풀린다. 대표를 맡고 있는 이현철 변호사는 서울지법 판사를 거쳐 김앤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기업 인수 · 합병과 경영권 분쟁의 전문가로, 하버드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두 차례에 걸쳐 하버드 로스쿨에서 기업지배구조에 관해 강사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기현의 이현철, 정한진 팀은 이 부회장의 1심 재판에서도 변호인으로 활동했으며, 대법원의 상고심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한 명의 김앤장 출신인 김선우 변호사와 함께 이들이 기현으로 독립한 때는 2016년 1월. 이어 같은 김앤장 출신인 남현수 변호사가 올해 합류해 파트너 4명이 모두 김앤장 출신으로 구성된 기현은 이재용 부회장 변호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지배구조와 M&A, 기업분쟁 해결에 특히 강한 기업법무 전문 로펌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주목할 것 중 하나는 기현은 비록 전체 변호사가 8명에 불과한 중소 로펌이지만, 기현이 대리 또는 변호하는 기업, 기업인은 대형 로펌들도 사건을 따내기가 쉽지 않은 대기업, 대기업 관련자들이라는 점이다.
대기업 사건 많이 다뤄
기현은 올 들어서만 두산중공업과 두산엔진의 분할합병, (주)두산과 두타몰 합병 등 사업조정 관련 업무를 수행했으며, 2016년 산업기계 사업부를 현대중공업 터보 기계로 분사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발전플랜트 보일러 사업부를 현대 파워시스템으로 분사한 것까지 일련의 현대중공업 그룹 분사 업무를 지원했다.
또 올해 신일철주금화학으로부터 금호피앤비화학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금호석유화학 그룹의 합작투자를 정리하고, 자본시장 분야에서도 현재 예비심사가 진행 중인 네오플럭스의 코스닥 상장, 2016년에 상장이 완료된 두산밥캣 IPO 등에 자문했다.
업무실적에서 확인되는 높은 경쟁력의 배경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파트너 4명의 탁월한 역량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현철 대표는 또 "해당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현업팀과 밀착하여 거래 초기부터 구조의 수립과 이슈 점검을 지원하는 '기업밀착형' 서비스가 기현의 강점"이라며 "법률적 이슈의 검토 외에 기업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회계, 세무 분야까지 커버하는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