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등 법률서비스의 수요자들이 법률회사, 변호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일까. 리걸타임즈가 매년 실시하는 사내변호사 상대 설문조사를 분석해보면 10년간 조사했는데도 변하지 않는 정답이 있다.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 로펌이든, 중소 부티크든 예외 없이 사내변호사가 어떤 로펌을 선호하는 이유는 첫째가 전문성이다.
'업무의 퀄리티', '자문의 질' 등 표현은 달라도 사내변호사들이 드는, 로펌을 선호하는 이유는 그 로펌에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전문성이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런지는 물을 필요가 없다. 법률문제라는 게 대응하기에 따라서는 큰 이해관계가 왔다갔다하고, 회사의 사활이 걸릴 수도 있는데 변호사, 로펌의 전문성을 빼놓고는 더 이상 얘기가 안 되기 때문이다.
전문성 다음은 좋은 서비스다. 사내변호사들은 '신속한 대응', '빠른 피드백', '검토 결과에 대한 요약 보고, 적기 회신' 등의 표현으로 법률회사의 수준 높은 서비스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같은 전문성이라면 서비스가 나은 로펌을 선택할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기자의 취재경험에 비춰 봐도, 로펌의 선호도나 사건 수임실적을 토대로 집계하는 리그테이블의 순위는 무엇보다도 전문성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고, 한편에서는 전문성이 뛰어나면서도 서비스가 뒤져 밀리는 경우도 적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다 변호사 보수, 대정부기관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의 변수까지 추가되면 법률회사 선택의 방정식은 이미 고차방정식 수준으로 복잡해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러한 복잡한 셈법을 거쳐 로펌, 변호사들이 사건을 따내고 법률회사 발전의 경영스킬을 연마하고 있다.
사내변호사 중엔 '법리적인 부분과 실무적인 부분을 균형 있게 잘 검토해주어 (A로펌이) 좋다'고 한 사람도 있고, '대외 협상 업무의 효율적 수행'을 선호 이유로 적시한 변호사들도 있었다. 또 '합리적 가격과 높은 퀄리티' 등의 표현을 써가며 로펌을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했는데, 법률시장에도 이른바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성비의 개념이 통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대형 로펌에서 독립한 한 변호사는 '신속한 응대와 합리적인 자문비용', 어소 변호사한테 맡기지 않고 파트너가 손수 업무를 챙기는 파트너 직접서비스 등을 중소 로펌의 강점으로 얘기했다. 전문성으로 무장한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들이 중소 부티크를 세워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위와 같은 로펌 선택의 여러 변수의 조합에서 승기를 잡은 결과인 셈이다. 사내변호사 설문조사는 기업체 등에서 로펌을 선택하는 이유, 로펌이 클라이언트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를 말해준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