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로이어가 최근 보도한 '2018 세계 100대 로펌' 특집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 중 하나는 중국 로펌들의 부상이다. 스스로 'polycentric 로펌'이라고 부르는 Dentons와 King & Wood Mallesons 외에 중국 토종 로펌인 Yingke와 Zhong Lun이 이름을 올려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4개의 중국 로펌이 매출 기준 'Global 100' 의 반열에 들었다. 아메리칸 로이어는 변호사가 가장 많이 활동하는 나라를 그 로펌의 국적으로 분류한다.
'Global 100' 리스트를 떠나서도 중국 로펌들은 지난해 재무적으로 꾸준한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긴장이 높아지고, 크로스보더 M&A의 속도가 떨어지고 있지만, 중국 로펌들은 이러한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순서대로 4억 4560만 달러, 4억 44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매출 기준 세계 97, 98위를 차지한 Yingke와 Zhong Lun을 비롯해 중국의 상위 10대 로펌은 2017년 매출이 각각 1억 달러가 넘고, 25대 로펌으로 범위를 넓혀도 지난해 매출이 5000만 달러를 넘는다. 상위 8대 로펌은 매출 2억 달러를 훌쩍 넘어버린다.
매출 기준 세계 51위를 차지한 김앤장 등 연매출이 2000억원을 넘는 로펌이 3~4개에 불과한 한국의 로펌들과는 매출 규모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상당수의 로펌이 보통 변호사 1000명 이상의 인해전술을 구사하고 그로 인해 변호사 1명당 매출(RPL)이 글로벌 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고 중국 로펌들의 성장을 과소평가할 것은 아니다. 아메리칸 로이어 보도에 따르면, 그들은 지식재산권-정보보호-사이버보안(Yingke), 대형 사건과 크로스보더 업무(Zhong Lun), 미국 등 해외에서의 반덤핑업무(Jincheng Tongda & Neal)를 활발하게 수행하는 등 기업법무의 첨단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또 상위 10대 로펌의 지난해 PEP(지분파트너 1명당 순익)가 평균 105만 2000 달러로 집계될 정도로 지분파트너들의 수익성은 글로벌 로펌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세계 100대 로펌의 지난해 PEP 평균은 164만 1497 달러, PEP 기준 55위에 랭크된 김앤장의 지난해 PEP는 133만 1000달러로 조사되었다.
아메리칸 로이어는, 매출 증가에 힘입은 중국 로펌들이 국제 로펌에서 활동하는 유명 변호사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영입을 시도하는 등 글로벌 로펌 시장에서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풀어 오를 대로 부풀어 오른 미중 통상전쟁이 신경이 날카로워진 클라이언트들의 자문수요를 증가시키고, 홍콩에서의 IPO 변화가 자본시장 변호사들에게 많은 일감을 가져다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중국 기업들을 클라이언트로 확보한 중국 로펌들로서는 관련 업무를 수행할 변호사만 있으면 되는 셈.
중국 로펌들의 꾸준한 성장은 한국 로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