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디 장 미국변호사]
[쥬디 장 미국변호사]
  • 기사출고 2004.06.1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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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미국 이민절차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사정이 좀 달라졌다.

소위 '기회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내에서 일어나는 이민자를 향한 비난이 지루하고 지겹다.

◇쥬디 장 미국변호사
도대체 이민자들이 뭘 얼마나 잘못했다는 것일까.

한 나라의 장래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그 인구의 나이를 계산한다고 한다. 유럽의 영광은 쇠하고 일본의 경기도 더 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데 왜일까? 바로 그들의 인구의 노쇠 현상으로 이 나라들은 생산력의 저하와 날로 늘어가는 사회 보장 제도의 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사회가 그와 비슷한 운명에 처하여 사회 제도가 무너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은 바로 젊고, 활기차며, 근면히 일하고 있는 이민자들이다. 틀린 말일까.



H-1B 전문직 비자를 갖고 일하는 외국인 직장인들을 보자.

현지인의 일터를 뺏어간 장본인으로 흔히 오해 받고 있으나, 그들은 과연 그들이 처음 허락된 3년의 기간 이상 미국에 거주할지 그래서 그들이 내는 세금의 혜택을 받을 날이 있을지도 모르는 채 꼬박 꼬박 월급에서 세금을 내고 있다.

이 전문직 직장인들은 미국 고용주의 마음대로 아무 때나 해고 당할 수 있으며, 그런 경우 본인들이 처한 상황을 점검해 볼 시간적 여유도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 그들은 본인들이 부담했던 실직 수당마저 받을 수 없다. 왜냐 하면 바로 미국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집과 소유물은 바로 정리되어져야 하며, 아파트 계약은 바로 끝내야 하고, 자녀들은 등록된 학기를 마칠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사회의 노쇠화 막아주는 이민자들

이민자가 미국 사회에 얼마나 손해를 끼치고 있는지 내 앞에서 이야기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그들은 이 사회 구성원의 노후와, 의료 복지 제도와, 고속도로와 학교 또 심지어 전쟁 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당연히 바로 승인받아야 할 모든 자격 조건을 갖춘 비자 신청서가 여러 달 걸리고, 이민 신청서는 여러해가 걸리고 있다.

이는 검사 과정의 수준이 높아져서가 아니다. 필자는 오히려 비능률적인 시스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취업이민 신청서가 이미 허락나 마지막 신분 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는 외국인 직원들을 보자. 신분조정 기간이란 이민국이 이민 신청자의 형사 기록과 건강 진단등을 검토하는 신원 조회 절차를 뜻한다.

이 때 거의 자동화 처리 되어야 할 지문 조회 결과가 별 이유 없이 1년의 세월이 넘어 돌아오고는 한다.

개인이 FBI에 직접 조회를 해도 60일이면 돌아올 결과가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것인지 아직 정확한 답변을 들은 적이 없다.

건강 진단 또한 마찬가지이다. 신청전 이미 이민국에서 지정해 준 의사를 통해 검사를 마치고 예방 접종을 마친후 그 결과를 신청서와 함께 보냈는 데도 1년이 넘도록 검토를 안 하다 너무 오래 되었으니 다시 검사 받으라는 연락이 오곤 한다.



자동화 되어야할 만한 순서들이 2년을 넘기는 동안 이민 신청자들은 매년 취업 허가증과 여행 허가증을 갱신해야 한다. 이 또한 몇 개월 심지어 반년이 넘게 걸리기도 하니 갱신이 되자 마자 다음년도 허가증을 신청해야 할 지경이다.

이런 비교적 간단한 문제일수록 빨리 해결하고 인력과 시간을 절감해야 국가 안보등 보다 큰 일을 위해서 더 전력을 기울일 수 있는 것 아닐까?

몇년씩 걸리는 미국 취업 이민 수속

이제 취업 이민 수속이 3년에서 5년을 육박하고 있다. 외국인 직원들은 이 수속이 시작될 때 이미 미국 고용주를 위해 일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미국 회사들은 외국인 직원이 회사를 위해 2년 이상 또는 3년 이상씩 근무했을 때야만 이민 신청을 돕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취업 비자를 받아 활동중인 외국인들은 같은 위치의 미국인에 비해 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더라도 동등한 월급 인상, 보너스, 프로모션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이민 문제가 걸려 있는 외국인 직원들이 미국인 직원들이 같고 있는 이동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고용주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직원은 한 고용주와 꾸준히 일해야 할 사정이 있지만, 미국 고용주는 언제든 그를 해고할 수 있는 불안정한 다이나믹이 이루어 진다.

모든 개인의 발전이 나라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이렇게 비능률적인 이민 수속을 통해 개인들의 발전을 막는다는 것이 국가 전체에 얼마나 막대한 손해일까?

불합리하고 비능률적인 제도가 이 나라가 이민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많은 이익을 오히려 불가능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민자들은 미국 사회를 발전시키는 조용한 원동력의 역할을 계속 담당해 왔다.

이민자들이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을 조금만 더 허락하자. 미국 사회 전체가 그 수혜자가 될 것이다.

◇쥬디 장 변호사는 현재 미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변호사입니다. 취업이민과 비즈니스 이민을 전문으로 하는 'Heller Immigration Law Group, LLP'의 파트너 변호사 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일찌기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했으며, 캐나다의 토론토대 법대를 나와 중국의 천진대학, 소주대학 등에서 국제법을 강의하기도 했습니다.

쥬디 장 미국변호사(judy@greencard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