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지닌 사이코패스 중간수준으로 평가된 살인범의 경우 전과가 없더라도 충동적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자발찌를 부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7월 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송 모(27)씨에 대한 상고심(2017도6994, 2017전도55)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 송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20년 부착을 명한 원심을 확정했다.

송씨는 2016년 7월 22일 오전 8시 13분쯤 전주에 있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A씨(당시 24세)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자신보다 어린 A씨가 평소 반말과 욕설을 해 좋지 않던 감정을 품고 있던 송씨가 집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 창밖으로 지나가던 A씨와 눈이 마주치자 쫓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에 대한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ORAS-G) 적용결과는 총점 13점으로 높음 수준에 해당하였고,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결과는 총점 16점으로 사이코패스 성격특성은 중간 수준에 해당하였으며, 재범위험성 수준은 종합적으로 '중간 이상'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송씨는 이 범행 이전에 살인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없고, 다른 범죄로도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1심은 "범행수법이 잔혹하여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송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사망한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범행을 통해 드러난 피고인의 생명경시, 준법의지의 부족은 이후 수형생활 등을 통해 상당 부분 완화되거나 교정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피고인에게 부착명령을 선고할 정도로 피고인이 살인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다시 살인범죄를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 검사의 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은 "비록 피고인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기는 하나, 피고인은 현재 피해의식과 분노감, 사회에 대한 불만 등이 상당히 높고 성격적으로 충동적이며 행동 통제가 어려운데, 장차 이 사건과 마찬가지로 피해의식에 휩싸여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피고인은 살인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다시 살인범죄를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했다.

대법원도 항소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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