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과 관련, 천정배 장관이 불구속수사하도록 김종빈 검찰총장에게 지휘권을 발동함에 따라 법무부장관의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장관의 지휘 · 감독'이란 제목 아래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 · 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 · 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장관은 말그대로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이다.

법무부장관은 검사의 대한 일반적 지휘 · 감독권을 통해 검찰 사무의 처리 방침에 관한 일반적인 것을 지시하거나 범죄 방지와 진압을 위한 일반적 방침을 훈시한다든가, 법령의 행정해석을 내리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 · 감독하도록 함으로써 검찰총장이 부하 검사에 대해 가지는 지휘감독권을 매개로 해서만 개개의 검사에게 간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도적인 취지는 대개 두가지 측면에서 설명되고 있다.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해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 · 감독권을 가짐으로써 검찰의 독선을 방지하는 한편 개개의 검사가 직접적으로 정치적인 이해나 영향에 좌우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한 제도라는 것이다.

그 내용은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사무 전반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기소, 불기소처분을 포함하며, 공소의 유지 및 형의 집행을 포함한 형벌권 실현을 위한 일체의 검찰사무에 대한 지휘 · 감독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천 장관이 이번에 강정구 교수에 대해 불구속수사토록 지휘한 것도 이같은 법무부장관의 지휘 · 감독권의 범위에 포함됨은 물론이다.

검찰총장은 그렇다면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무조건 따라야만 할까.

헝사소송법 학자들은 전 검사의 최고대표로서 검사들의 양심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지휘 · 감독에 맹종하여서는 안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 내용이 정당한가 아닌가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논리 같다.

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권 발동은 국무위원인 법무부장관과 검찰권과의 접점에 있어서의 고도의 정치적 의의를 가지는 행위로도 설명되는데, 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권 발동을 둘러싸고 장관과 검찰총장의 의견이 끝내 대립되는 경우는 결국 정치문제로 비화하게 된다고 고 강구진 서울대교수는 '형사소송법원론'에서 적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