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에는 점점 확대되고 있는 인도에의 Legal Outsourcing에 관한 기사가 실려 관심을 끌었다.
통계에 따르면 갈수록 많은 다국적 기업 및 미국의 대형 로펌들이 인도로 법률 서비스를 아웃소싱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변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뭄바이나 델리와 같은 대도시 주변에는 다국적 기업 및 미국의 대형 로펌에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LPO(Legal Processing Outsourcing)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PO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은 주로 인도 현지의 변호사들로써 다국적 기업의 법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한다.
대표적으로 2001년 GE Plastic Unit이 델리 근교의 Gurgaon에서 일하는 인도 변호사들에게 판매계약서를 작성 및 검토하도록 한 사례가 있었다.
GE는 이를 통하여 연간 약 미화 60만달러의 비용절감효과를 보았고, GE Consumer Finance도 Legal Outsourcing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DuPont사도 수년째 인도 변호사들에게 특허출원서의 작성을 맡기고 있다.
LPO들이 맡는 업무는 주로 방대한 분량의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거나 특허출원에 필요한 명세서 작성 등 양이 많고 복잡하여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을 주로 처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국적 기업 및 대형 로펌의 Legal Outsourcing이 인도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인도는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으므로, 영미권 변호사들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언어의 장벽이 없다.
또 인도가 영국, 미국, 호주, 홍콩 등으로 이어지는 판례법주의(common law system)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웃소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절대적으로 비용절감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 변호사들에게 일을 맡기면 적어도 시간당 미화 200~300달러의 보수를 지급해야 하는 것에 반하여 같은 일을 인도에 아웃소싱을 주면 미국에서 드는 비용의 10% 이하에 해당하는 비용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가 매우 크다고 한다.
또 과거와 달리 인터넷의 사용 등으로 인해 미국의 법률정보에 대한 접근이 자유롭기 때문에 물리적인 거리 제한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IT나 금융 관련 서비스와 관련해서 최근 볼 수 있는 현상과 마찬가지의 변화를 이제 법률서비스 분야에서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고객이 잠든 사이에 지구 반대편의 변호사들이 일을 하고, 다음날 아침에 바로 고객에게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대형 로펌은 Legal Outsourcing을 통해 보다 핵심 업무에 집중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웃소싱에 대하여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이슈에는 여러 가지 있는데 우선 비밀유지(Confidentiality)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로펌에서 인도에 있는 LPO에게 업무를 맡기게 되면 고객의 정보를 제3자인 LPO도 공유하게 된다.
이 경우에 고객이 본인의 정보가 제3자에게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또 LPO가 비밀유지의무를 철저히 준수하지 않아 고객의 정보가 함부로 공개되는 문제가 잠재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비즈니스에 노출된 경험이 적은 인도 현지의 변호사들이 다국적 기업의 비즈니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LPO에서 인도 변호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에 대한 적절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이와 같이 앞으로 법적인 측면에서 몇 가지 쟁점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미 인도의 LPO들과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유수의 다국적 기업 및 대형 로펌들은 대체로 LPO의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Legal Outsourcing의 범위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모두 전망한다.
인도에서는 법률지식과 영어실력이라는 무기를 갖춘 로스쿨 졸업생들이 해마다 20만 명씩 배출되고 있다.
향후 이들이 국제 무대에서 더욱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로펌과 기업들에게도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지켜볼 만한 것 같다.
◇임석진 미국변호사는 미 브라운대와 콜럼비아 대학원, 보스톤 칼리지 법과대학원과 런던대 킹스 칼리지 법과대학원을 나왔습니다. 클리포드 챤스(Clifford Chance) 국제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에서 다년간 활동한데 이어 지금은 SL Partners (법무법인 한승)에서 미국변호사로 활약중입니다.
본지 편집위원(sjlim@slpart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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