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서 하차할 때 차도와 인도 틈으로 주행하는 오토바이와 택시 문이 충돌하는 '개문사고'가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택시 기사와 오토바이 운전자, 문을 연 승객 사이의 책임은 어떻게 될까.

서울중앙지법 이병삼 판사는 1월 27일 승객이 하차를 위해 연 택시 뒷문과 부딪혀 인대 손상 등의 상해를 입은 이 모(사고 당시 2세)씨가 택시에 대해 자동차공제계약을 체결한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3가단334445)에서 택시 기사의 책임을 65% 인정, "피고는 이씨에게 1억 26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씨는 2010년 7월 27일 오후 5시 40분쯤 오토바이를 운전하여 서울 흥인동의 편도 3차로를 주행 중 택시 승객이 하차를 위해 연 택시 뒷문과 부딪쳐 인대, 아킬레스 건 손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 판사는 "사고는 택시의 운행에 기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택시가 3차로에 정차 중이었으므로 택시 승객의 하차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오토바이를 운행할 주의의무가 있는 점, 사고 당시 심한 차량 정체 상태였던 점, 원고가 3차로와 보도 사이로 이륜차를 진행하다가 사고를 당한 점 등을 참작해 피고의 책임을 65%로 제한했다.

10년 이상 여성의류 주름기술자로 종사한 이씨에 대한 손해배상의 범위와 관련, 이 판사는 후유장해로 인한 노동능력 7% 상실을 인정했으며,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치료비 등 향후치료비로 9162만여원을, 위자료는 1500만원을 인정했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

Copyrightⓒ리걸타임즈(www.legaltime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