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청담어학원에 퇴직금 등 지급 판결"업무수행 지휘 · 감독받아"…유사소송 주목
영어학원의 외국인 강사를 근로자로 보아 퇴직금과 각종 수당의 지급을 명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비슷한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대법원 제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6월 11일 (주)청담러닝이 운영하는 청담어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일한 외국인 강사 22명과 내국인 강사 2명이 학원 측을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소송의 상고심(2014다88161)에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 "퇴직금과 주휴수당, 연차휴가근로수당 등 4억 6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가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과 주휴수당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2006~2010년 청담어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일한 A씨 등은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사용종속관계에서 영어강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했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학원 측을 상대로 주휴수당, 연차휴가근로수당, 퇴직금 등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 모두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자 피고 측이 상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는 원어민강사 계약체결 전에 피고 운영 영어학원에서 원고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교습을 해야 하는가를 1주일의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교육하였을 뿐 아니라, 그 후로도 계약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워크숍 등을 통하여 피고의 학원에서 원고들이 영어강의를 진행해야 하는 방식을 가르치는 교육을 실시했고, 원고들은 여러 영어 과목 중 피고가 미리 정한 과목과 시간표를 기준으로 하여 피고와 사전협의를 거쳐 정한 수업일정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였다"고 인정하고, " 하지만 피고가 원고들이 사전협의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한 것과 다르게 원고들에게 주말수업 등을 포함하여 희망하지 않은 요일과 시간에 강의를 배정하더라도 원고들이 이를 거절하거나 변경을 요구하기는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피고는 원고들의 강의장소를 일방적으로 정하였고, 원고들에게 피고의 영어학원들 중 특정지점을 선택하거나 근무장소의 변경을 요구할 권한은 없었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강의할 내용과 강의 진도를 미리 정하여 통보하였고, 강의에 필요한 교재를 직접 제작하여 교부하였으며,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통보받은 강의 내용과 피고가 정한 교재에 따라 강의를 진행하였고, 피고가 정한 교재와 다른 교재를 사용하여 강의를 하는 것은 금지되었다"며 "원고들의 업무수행과정에서 피고의 상당한 지휘 · 감독이 있었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하는 대로 강의를 하고 강의시간에 대한 시급을 지급받았을 뿐이어서, 원고들이 추가로 수취할 이윤도 없고 나아가 손실의 위험도 없어 원고들을 독립된 사업자로 볼 수 없고, 원고들은 강의시간에 비례하여 미리 정하여진 비율에 따른 금액으로 보수를 받았으므로, 원고들은 근로제공에 대한 대가로서 보수를 수령하였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가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주휴수당, 연차휴가근로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
원심 재판부는 "원고들이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 않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으며, 4대 보험료 등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하여 근로자로 신고되지 아니하였다는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위 사정들이 근로관계의 실질을 판단하는 중심적인 요소라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의 영어학원에서 근무하는 일부 원어민강사들이 피고 주장과 같이 스스로를 근로자가 아니라 프리랜서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의 실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피고는 1998년 '청담어학원'이라는 상호로 설립되어 2002년 주식회사로 전환된 후 학원운영업, 교육관련 서비스업, 출판사업, 인터넷 영어교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2008년 기준 매출액 약 382억원, 수강생이 약 4만 8000명에 달한다. 2012년을 기준으로 직영점 14개를 포함하여 전국적으로 157개의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 학원에서 100% 영어로 영어회화수업을 진행하며 1일 3시간 내지 6시간, 주 4일 내지 5일씩 강사로 근무했고, 강의하는 학생의 수와는 무관하게 근무시간 1시간당 2만 8000원 내지 4만 5000원의 시간급에 월 근무시간을 곱하여 산정한 돈을 매월 월급으로 지급받았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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