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교통진흥재단(이하 철도재단)이 추진했던 러시아 유전 개발 사업과 관련, 법무법인 세종과 우현이 계약 체결 및 이후의 실사 과정에 법률자문을 제공했으나 아직 자문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재야 법조계 등에선 자문을 제공한 법무법인들도 일종의 피해자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우현의 한 관계자는 "한국크루드오일(KCO)과 러시아 알파에코사측 사이에 정유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이 체결된 후인 9월초 KCO 지분을 인수하려던 철도재단측으로부터 자문을 의뢰받고 KCO를 대리해 실사작업을 벌였으나 아직 자문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우리도 일종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한국크루드오일(KCO)이 러시아의 알파에코사측과 유전개발 및 정유회사인 페트로사(Petrosakh)의 지분 인수 계약을 맺을 때 국내 법률회사로는 세종이 자문을 제공했으며, 이후의 실사업무는 우현과 미국계 국제로펌인 베이커&매켄지 모스크바사무소가 담당했다.

당시 법무법인 우현 소속 미국변호사로 실사 관련 업무를 일선에서 담당했던 서혜석 열린우리당 의원은 4월10일 낸 보도자료에서 "철도재단이 기존의 자문 법무법인(세종)을 법무법인 우현으로 변경한 게 아니다"며, "위 법무법인은 코리아크루드오일의 주주였던 전대월씨가 자신의 대리인으로 선임하였던 바, 전대월씨와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아니하는 철도재단의 입장에서 자신을 대리할 법무법인(우현)을 별도로 선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KCO가 러시아 정유회사와 인수계약을 맺을 때 KCO의 대주주는 전대월씨 등이었으나 이후 철도재단이 전씨 등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했으며, 지분 인수과정때도 법무법인 우현이 철도재단을 대리해 거래를 마무리지었다.

서 의원은 이어 "법무법인 우현이 위 거래와 관련한 자문 업무를 수행하게 된 것은 철도재단의 위 거래 실무책임자가 과거 민간에서 일할 당시부터 법무법인 우현 소속의 변호사들과 업무상으로 인연을 맺어온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또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래 거래의 위험성을 끄집어 내는 게 실사"라며, "실사 결과 조세, 유전의 면허기간 등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의견을 지난해 11월9일 철도재단에 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약 내용에 따라 지난해 10월초 계약금 620만달러가 러시아 회사측에 송금됐으나 이후 계약이 해지돼 철도재단측이 이 돈의 반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월15일 계약을 해지할 때 법적 자문을 제공한 법무법인 우현의 김성룡 변호사는 "이 인수 거래는 러시아법상 11월15일 오전까지 러시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나 승인이 나지 않아 우리쪽에서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며, "귀책사유가 러시아쪽에 있는 만큼 마땅히 계약금을 되돌려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