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38기 신임 법관 92명이 2월 23일 오전 대법원 본관 1층 대강당에서 임명장을 받고 새출발했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법관 중에는 4명의 변리사 출신과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기도 교육청에서 근무한 박기주 광주지법 판사, 경찰대 행정학과를 나와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한 박강민 대구지법 판사 등 다양한 경력자들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울산지법 판사로 임명된 공성봉 판사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법무법인 다래에서 변리사로 근무한 변리사 출신이다. 같은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인 오택원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2002년 변리사시험에 수석합격한 후 제일광장특허법률사무소에서 경력을 쌓았다.

또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최환영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2004년 변리사시험 합격해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다가 판사가 됐다. KBK특허법률사무소 등에서 경력을 쌓은 정희영 서울동부지법 판사는 연세대 생화학과 출신으로, 1997년 변리사시험에 합격했다.

공인회계사 출신도 여러 명 판사로 임용됐다. 박현이 청주지법 판사, 이창은 인천지법 판사, 최정윤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 회계법인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박설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는 2008년 미국공인회계사(AICPA)시험에 최종합격했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경력의 판사들이 일선 재판을 담당하게 돼 매우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날 임명식에선 또 4쌍의 법조인 가족이 탄생해 주위의 축하를 받았다.

강정연 수원지법 판사는 아버지가 법무법인 서울의 대표로 있는 강대석 변호사이며, 김정운 수원지법 판사는 김명수 특허법원 부장판사의 딸이다.

또 이소민 판사는 시아버지가 법무법인 로고스의 김용 변호사이며, 홍은기 대전지법 판사의 아버지인 홍성만 변호사는 법무법인 동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임명식에서 "좋은 법관이란 재판을 잘하는 법관"이라고 전제하고, "각종 분쟁 해결은 물론 새로운 법률관계를 형성하는 역할과 기능에 충실한 좋은 재판이 계속 이어져야만 법의 지배가 뿌리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원장은 또 "법관직을 그저 안정적이고 대우가 좋은 직업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은 법관 스스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정하고 임무를 저버리는 일"이라며, "변함없는 긍지와 열정을 가지고, 그러나 항상 즐겁고 기꺼운 마음으로, 법관의 고귀한 책무를 성실히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이용훈 대법원장이 신임 법관들로부터 선서를 받고 있는 모습.

최기철 기자(lawch@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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