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변호사회의 약 2만 7천명 회원 변호사들의 권익을 위해 2년간 열심히 뛸 생각입니다."
지난 1월 24일 조순열 회장이 이끄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새 집행부 출범과 함께 서울변호사회 국제이사로 취임한 반형걸 변호사는 일본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 일본통 국제이사로 불린다. 그동안 주로 영미권 로스쿨에 유학한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들이 국제이사를 맡아왔으나, 조순열 회장은 일본 전문가인 반 변호사를 서울변호사회 국제이사로 발탁했다. 일본 전문가가 서울변호사회 국제이사를 맡기는 반 변호사가 처음이다.
첫 일본통 국제이사
주재원으로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일본 소학교를 다니는 등 일본에서 7년간 거주한 반 변호사는 중학교 1학년 때 한국으로 돌아와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경기고-서울대 법대-사법시험 합격이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으로 보이지만, 반 변호사는 나름 고생도 꽤 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대신 그는 게임회사의 사업개발팀장 겸 게임 기획자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SKT에서 4주 연속 1등을 하며 히트를 친 '레드망고 타이쿤'이 그가 기획을 맡아 제작한 대표적인 게임이다.
히트작 '레드망고 타이쿤' 기획
또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1년 3개월간 재직해 입법정책이나 대정부관련 업무 등에 대한 이해가 깊고, 경희대 대학원에 입학해 올 2월 문화관광콘텐츠학 박사학위를 받는 등 다른 어떤 변호사보다도 다방면에 걸쳐 소질과 경력을 자랑하는 팔방미인 변호사가 반형걸 국제이사라고 할 수 있다. 반 변호사는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NFT로 제작된 아이돌 굿즈 구매 의도에 관한 연구-생산자와 소비자의 통합연구"가 반 변호사의 박사학위 논문 제목으로, 반 변호사는 이 논문으로 지난 2월 치러진 경희대 졸업식에서 대학원 수석에 해당하는 총장상을 받았다. 경희대 문화관광콘텐츠학과에선 학과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현수막을 걸었다고 한다.
한국게임산업학회 법제도이사, 한국e스포츠산업학회 감사 겸 법제이사, 한국방송학회 대외협력이사로 활동하는 반 변호사는 게임과 e스포츠 등 콘텐츠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한국e스포츠산업학회가 펴낸 《e스포츠개론》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턴 드라마 작가에 도전,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에서 관련 수업을 듣고 계속해서 공모전에 응모하고 있다.
"중고교 시절부터 창작하는 걸 좋아했어요. 사법연수원 입소를 위해 게임회사를 그만둘 때 사장님이 다시 오라고 하시기도 했지만, 변호사가 좋은 직업이니까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시간을 내 다양한 창작활동을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경희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를 맡아 '문화관광콘텐츠 법제론', '엔터테인먼트 법제론' 등을 강의하고, 성균관대 미디어융합대학원 휴비즈니스 학과에서 '여가학개론'을 강의한다는 반 변호사는 "여가를 가르치는데 야근을 하는 모순 속에 살고 있다"고 웃었다.
日 기업 한국투자 자문 수행
일본 전문가인 반 변호사는 일반 민, 형사 사건은 물론 일본기업의 한국 투자나 진출에 관련된 자문, 재일교포 등의 한국내 자산 상속 등에 관한 다양한 사건을 수행한다. 또 한국 아이돌의 일본 콘서트 등과 관련해 일본 기획사에 자문하며, 올 초 합류한 법무법인 강남에 일본팀을 만들어 팀장을 겸하고 있다.

"서울변호사회 새 집행부가 내건 과제 중 하나가 법조의 권위 회복이에요. 의뢰인-변호인간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ACP), 증거개시제도(Discovery) 등 한국에도 필요한, 외국에서 발달한 변호사 관련 제도의 리서치와 비교법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유능한 변호사들을 국제위원회 위원으로 많이 위촉하여 국제위원회가 법조의 권위 회복을 위한 싱크탱크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입니다."
반 변호사는 ACP와 증거개시제도 관련 지원을 서울변호사회 국제이사로서 계획하고 있는 첫 번째 업무로 들었다.
리걸타임즈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