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위는 2021년 9월 말~10월 중순 남수단 종글레이주 보르시에 있는 남수단재건지원단 생활관에서 다른 장교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후배 장교를 지칭하며 "이 XX는 사람 XX도 아니다. 나는 사람 한 번 아니면 아니다, 나 한국 돌아가면 저 XX 가만 안 둔다"고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 제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2월 26일 A대위의 상고를 받아들여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2024도15087).
대법원은 먼저 "어떠한 표현이 모욕죄의 모욕에 해당하는지는 상대방 개인의 주관적 감정이나 정서상 어떠한 표현을 듣고 기분이 나쁜지 등 명예감정을 침해할 만한 표현인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계나 해당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방법 및 당시 상황 등 객관적인 제반 사정에 비추어 상대방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전제하고, "어떠한 표현이 개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것이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이 아니라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정도이거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 · 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 사용된 경우 등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으로 볼 수 없어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24. 9. 27. 선고 2023도17996 판결 등 참조)"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와 그 관계, 피고인이 이 사건 발언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및 배경, 전체적인 맥락과 표현방법 및 의미와 정도, 전후의 정황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군 조직 내에서 피해자의 선배 장교인 피고인이 다른 선배 및 후배 장교들에게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을 하였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발언의 내용은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거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표현이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피해자의 입장에서 불쾌함을 느낄 정도의 부정적 · 비판적 의견이나 불편한 감정을 나타낸 정도의 표현으로 보이고,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