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대륙아주가 지난 3월 출시한 인공지능 기반의 법률 AI 챗봇인 'AI 대륙아주'의 서비스를 출시 8개월만인 10월 8일 잠정 중단했다.

대한변협이 'AI 대륙아주' 서비스가 변호사법 위반이라며 대륙아주와 대륙아주의 변호사 7명을 지난 9월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9월 24일 징계개시를 청구한 데 따른 조치로, 대륙아주는 "인공지능 분야를 선도하는 로펌이 되고자 하는 목표와 변호사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하여 기초적인 법률지식을 제공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 그리고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국산 토종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한 최초의 인공지능 법률 서비스로서 해외 거대 인공지능 기업들에 맞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일조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AI 대륙아주를 시작하였으나, 법정 변호사단체인 대한변협의 회원인 로펌으로서 대한변협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였다"고 서비스 중단 배경을 밝혔다.

'AI 대륙아주'는 대륙아주가 축적한 법률 데이터를 리걸테크 벤처기업인 '넥서스AI'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개발한 법률 Q&A(질의응답) 서비스로, 대륙아주는 지난 3월 서비스 출시 이후 약 5만 5천명이 약 10만 건 정도의 질의를 하였다고 소개했다.

대륙아주의 이규철 대표변호사는 그러나 10월 8일 서울 강남 대륙아주 본사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한변협은 AI 대륙아주가 변호사법상 광고규정과 동업금지조항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주장은 관련 변호사법 규정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것으로 부당하다"고 지적하고, 대한변협의 징계개시 청구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표는 또 "대한변협 징계는 '한국판 붉은 깃발법'으로 리걸테크 산업의 경쟁력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빼놓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리걸테크(LegalTech)' 산업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현실을 외면하고 대한변협이 관련 규정을 자의적으로 적용하여 'AI 대륙아주'를 비롯한 리걸테크 서비스 제공을 막는다면 이는 '한국판 붉은 깃발법'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업혁명 이후 증기기관의 종주국이던 영국은 1865년 마차산업과 마부의 일자리 보호를 위해 증기기관차의 운행을 어렵게 하는 '붉은 깃발법'을 만들었다가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미국과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빼앗기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한변협이 우리나라 리걸테크 기업과 함께 변호사 직역확대에 힘을 쏟지 않고 우리나라 기업이 개발한 '하이퍼클로버X'를 활용하는 'AI 대륙아주'를 비롯하여 리걸테크 업체들에게 징계의 칼을 들이댄다면 토종 리걸테크 업체에 족쇄를 채우고 국내로 진입하는 해외 리걸테크 업체들에게 날개를 달아줘 우리 리걸테크 기업들의 경쟁력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것"이라며 "세계 150여 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인 렉시스넥시스는 미국 LLM을 이용하여 만든 제품을 출시하여 이미 국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륙아주는 앞으로 진행될 대한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AI 대륙아주가 적법하다는 점을 위원들에게 적극 소명함으로써 AI 대륙아주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