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로이어(The American Lawyer)가 변호사 1인당 매출(RPL), 공익활동(Pro Bono), 어소시에이트 변호사의 소속 로펌에 대한 만족도, 변호사들의 출신 등에 있어서의 다양성, 여성 지분파트너 비율 등 재무적인 요소와 문화적인 요소를 종합해 순위를 매기는, 미국의 상위 20대 로펌을 가리키는 '2024 A-List'가 최근 발표되었다.
미 '2024 A-List' 발표
소송 전문 로펌인 Munger Tolles & Olson과 서울에 가장 먼저 진출한 미국 로펌 중 한 곳인 Ropes & Gray가 지난해에 이어 변함없이 순서대로 1, 2위를 차지한 가운데 로펌들 사이에 순위 변화가 적지 않았다. WilmerHale과 Morgan Lewis가 각각 1계단씩 올라 순서대로 3, 4위에 랭크된 반면 Orrick은 지난해 3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또 Cleary Gottlieb, Akin, Willkie, Gibson Dunn이 지난해 순위에서 여러 단계 상승하며 순서대로 7~10위를 차지하는 등 A-List내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코퍼릿 로이어인 신현영 미국변호사가 서울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는 Skadden은 지난해와 똑같은 6위의 견고한 경쟁력을 나타냈다.
또 소송 전문의 제임스 리가 서울사무소를 지휘하고 있는 Arnold & Porter가 15년째 A-List에 이름을 올리는 등 A-List를 구성하는 미국의 상위 20대 로펌 중 7곳이 서울에 사무소를 운영하는 로펌들이다. 그만큼 미국의 일류 로펌들이 서울에 나와 있다는 얘기인데, 지난해 18위를 차지했던 Paul Hastings는 올해 명단엔 들지 못했다.
서울 진출 로펌 중 7곳 포함
아메리칸로이어는 A-List에 오른 로펌들의 평균 점수가 최근 5년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며, 그만큼 상위 로펌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분석했다. 항목별로는 변호사들의 프로보노 시간이 증가하고, 어소 변호사들의 만족도도 팬데믹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고 한다. 또 비록 주춤해진 측면이 있지만, 변호사들의 다양성이 지속적으로 추구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변호사들의 다양성은 로펌의 클라이언트가 다양하고, 고객들이 다양한 배경과 경험, 다양한 형태의 접근을 가진 변호사들을 확보하길 원하기 때문에 로펌으로선 의문의 여지가 없는 선택이다.
LA에 본사가 있는 Munger Tolles & Olson은 2023년 매출은 미 200대 로펌 중 124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로펌은 3년 연속 1위에 랭크되었으며, 미 로펌 중 1위를 차지한 전체 횟수는 10회에 이른다. 무엇보다도 투명한 경영과 중요한 클라이언트 일에서 젊은 변호사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제공함으로써 젊은 변호사들 사이에 주인의식을 심어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으로 얘기된다.
이 로펌에선 변호사 채용 및 경영위원회에 어소 변호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어소 변호사들에겐 CFO로부터 재무상황에 대한 업데이트가 정기적으로 제공된다. 한마디로 Munger Tolles & Olson에 합류하면 오너처럼 행동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고, 그 일환으로 많은 양의 정보 접근을 제공한다는 것이 이 로펌 관계자의 전언이다. Munger Tolles & Olson는 어소 변호사들의 만족도 항목에서 지난해 평가에 비해 14점을 더 받았다.
또 하나 어소 변호사들에게 인기를 얻은 대목으로 변호사들에 대한 초기투자를 꼽을 수 있다. Munger Tolles & Olson의 주니어 변호사들은 그들의 커리어와 실무의 발전에 있어서 회사로부터 전문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아메리칸로이어는 Cleary Gottlieb도 어소 변호사 만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어소의 발전을 지원하는 인프라와 스태프에의 투자, 로펌 경영에서의 변함없는 투명성을 그 배경으로 들었다. Cleary Gottlieb은 지난해 15위에서 올해 7위로 순위가 8단계 상승했다.
"클라이언트 경쟁 못지않게 인재 경쟁 중요"
미국의 대형 로펌엔 여러 복잡한 요소가 혼재되어 있지만, 단순화하면 시장에서의 클라이언트 경쟁과 뛰어난 변호사를 확보하기 위한 인재 경쟁으로 압축할 수 있다. 아메리칸로이어의 A-List 선정은 이 두 가지 요소를 점수화해 평가한 결과인 셈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