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도 자주 이용하는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의 2023년 접수사건 377건을 분석한 결과 운송(Transport)과 상품(Commodities) 관련 사건이 36%를 차지하며 계속해서 LCIA 사건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의 상승과 공급망(supply chain)에 대한 계속적인 충격이 운송과 상품 관련 분쟁이 늘어난 배경으로 분석되며, 상품 관련 분쟁의 구체적인 대상은 LNG, 석탄, 금속, 비료와 농산물 등 광범위하게 구성되어 있다. LCIA는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LCIA Annual Casework Report 2023'을 발표했다.
운송과 상품 관련 분쟁에 이어 지난해 LCIA 사건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금융(Banking and Finance)과 '에너지와 자원'(Energy and Resources) 분야로, 순서대로 16%, 14%를 차지했다. 이어 10% 아래로 비중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전문 서비스(Professional Services), 기술(Technology), '건설과 인프라'(Construction and Infrastructure)의 순서로 산업별 구성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접수된 377건은 2022년의 333건에 비해 13% 늘어난 숫자다. LCIA는 지난 10년간 사건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고 소개하고, 특히 코로나19로 야기되었던 급격한 증가와 감소가 제자리를 찾아 장기적인 사건 증가 궤도에 복귀했다고 풀이했다.
또 2023년 LCIA에 접수된 사건의 절반 가량이 사건 접수 2년 이내에 계약이 체결된 '젊은 사건'(younger agreements)들이라며, 젊은 사건들의 절반은 상품 판매계약(sale of goods contracts)에 관한 사건들이라고 소개했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중국 순
LCIA는 전 세계 분쟁을 다루는 국제적인 분쟁해결기관으로, 2023년 접수 사건의 96%가 국제사건이다. 전체 사건의 79% 케이스엔 아예 영국 당사자가 한 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양쪽 당사자가 영국 당사자인 사건은 단지 4%에 불과하다. 서유럽의 나라들이 21%를 차지하며 LCIA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역으로 분류된 가운데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이 전체 사건의 8%를 차지했다. 아시아 지역에선 싱가포르 당사자가 LCIA를 가장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국, 파키스탄, 홍콩 당사자 순으로 지난해 LCIA에 사건이 많이 접수되었으나, 한국 당사자는 아시아의 '빅 4'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LCIA 중재의 중재지는 영국 등 16개 나라, 준거법은 27개 나라의 법에 이른다. 2022년의 중재지 12개 나라, 준거법 19개에 비해 더욱 다양해졌다. 전체 사건의 86%에서 런던이 중재지로 선정되었으며, 영국법의 준거법 비율은 83%다. LCIA는 당사자들이 준거법과 중재지를 서로 연결시켜 정하는 경우가 더 잦아지고 있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