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인 서울 동대문구의 재개발사업에서 분양대상자로 선정된 후 3년쯤 지나 같은 투기과열지구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 또다시 분양신청을 한 조합원을 현금청산대상자로 정한 관리처분계획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2017년 10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이 개정되면서 신설된 72조 6항은 "투기과열지구의 정비사업에서 분양대상자 및 그 세대에 속한 자는 분양대상자 선정일(조합원 분양분의 분양대상자는 최초 관리처분계획 인가일을 말한다)부터 5년 이내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신청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2020년 10월 용산구에 있는 단층주택 49.59㎡ 내 24.79㎡ 건물을 취득해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의 조합원이 된 후, 2021년 5월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에 84㎡형 주택에 대한 분양신청을 했다. 그러나 한국부동산원과 용산구청에 A씨와 그 세대원의 과거 5년간 당첨사실 등에 대해 확인을 구해 A씨가 과거 5년 내인 2018년 5월 10일 투기과열지구인 동대문구의 B구역 재개발조합으로부터 분양대상자로 당첨된 사실을 통보받은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이 A씨를 현금청산대상자로 하는 내용의 관리처분 계획을 수립해 용산구청장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용산구청장이 이를 고시하자 A씨가 "관리처분계획 중 자신을 현금청산대상자로 정한 부분을 취소하라"며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을 상대로 소송(2022구합71424)을 냈다.
A씨는 이에 앞서 2014년 5월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주택을 취득해 B구역 조합에 분양신청을 했고, B구역 조합은 A씨를 분양대상자로 정하는 내용의 최초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2018년 5월 10일 동대문구청장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A씨는 이후 2019년 12월 동대문구 주택을 매도하고, 약 1년 뒤인 2020년 10월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의 조합원이 된 용산구의 단층주택 내 건물을 취득했다. 국토교통부장관은 A씨가 동대문구 재개발사업에서 분양대상자로 선정되기 전인 2017년 8월 서울시 전역(25개구)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가, 2023년 1월 한남3구역이 위치한 용산구와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등 총 4개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한 투기과열 지구 지정을 해제했다.
서울행정법원 제2부(재판장 고은설 부장판사)는 7월 4일 "A씨를 현금청산대상자로 정한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의 관리처분계획은 적법하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도시정비법 제72조 제6항에서 정한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신청 제한의 기산점이 되는 '최초 관리처분계획 인가일'은 분양대상자가 된 선행 관리처분계획의 인가일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가 도시정비법 제72조 제6항 시행 이후로서 B구역 사업의 '최초 관리처분계획 인가일'인 2018. 5. 10.에 B구역 사업의 분양대상자로 선정된 이상, 그로부터 5년 이내에 분양신청 절차를 개시한 이 사건 사업(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 관하여는 분양신청을 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에서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 것은, 투기과열지구인 이 사건 사업구역 내의 이 사건 건물을 종래부터 보유해 오던 것이 아니라 도시정비법 제72조 제6항 시행 이후에 취득한 것인 데다가 위 규정 시행 이후에 투기과열지구인 B구역 사업에서 이미 분양대상자로 선정되었고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므로, 도시정비법 제72조 제6항이 곧바로 원고에게 투기과열지구에서 5년간 부여되는 1회의 분양신청 기회를 박탈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도시정비법 72조 6항은 2018년 2월 9일부터 시행되었다.
재판부는 또 "원고가 비록 동대문구 주택을 매도하고 이 사건 건물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1주택자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그와 같은 예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이상 원고를 '선행 분양대상자'가 아니라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태한이 A씨를,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박성훈 변호사가 대리했다.
판결문 전문은 서울행정법원 홈페이지 참조.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