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의 대북 전문가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미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대리한 혐의(FARA 위반)로 미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된 것과 관련, FARA(Foreign Agents Registration Act) 즉, 미국의 외국대리인등록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FARA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개인이나 단체, 기업이 외국 정부나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할 경우 외국 정부와의 관계, 활동, 경비 등을 미 법무부에 등록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으로, FARA는 미국의 정책과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에 관한 공개와 투명성을 요구하는 광범위하고 복잡한 법이다.
이와 관련, 리걸타임즈가 FARA 전문가인 미국 로펌 아놀드앤포터(Arnold & Porter) 워싱턴 사무소의 Murad Hussain 변호사로부터 FARA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는 글을 받아 소개한다. 예일대 로스쿨(J.D.) 출신의 재판변호사(trial attorney)인 Hussain 변호사는 다국적 기업과 개인 등에게 FARA 및 관련 미 법무부의 조사와 관련한 다양한 자문 사례를 축적하고 있으며, 배심 형사재판에서의 승소, 성공적인 합의 사례들도 많이 가지고 있다.
그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미 행정부와 의회는 미국의 정치, 상업, 대중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정밀 조사해 왔으며, 최근엔 특히 국부펀드와 소송금융, 뉴스 매체, 소셜미디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FARA 위반의 혐의를 받으면 형사기소, 민사소송과 함께 미 법무부의 행정조사, 미 의회 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외국에서 자금지원을 받거나 통제를 받는 기업의 미국내 활동은 FARA를 그들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통합해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Hussain 변호사의 의견이다.
FARA에 따르면, 미국에서 외국 정부나 정당 등 외국 주체(foreign principal)의 대리인(agent)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누구나, 법령에 따른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 한 미 법무부에 등록하고 기록유지와 요구사항에 대한 보고 등을 준수해야 한다. 외국 주체엔 외국 정부나 외국 정당이 우선 예상되나, 사적 기업이나 비영리 단체와 같은 전혀 정부 관련이 없는 외국의 개인 또는 단체도 포함될 수 있다.
광범위한 '정치적 활동' 포함
외국 주체를 대리해 미국에서 활동할 때 네 가지 유형의 행위가 FARA와 관련해 문제될 수 있다. 첫째는 정치 컨설턴트나 대외관계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경우이며, 둘째는 자금이나 다른 가치 있는 것의 유치나 배분, 셋째는 미 연방정부와의 관계에서 외국 주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다. 넷째 유형은 '정치적 활동'을 말한다.
FARA는 정치적 활동을, 미국의 정책이나 외국 정부나 정당의 이익에 관하여 미 연방정부나 미국의 대중에 영향을 미치는 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또 전통적인 로비행위부터 기업의 대중 캠페인(corporate publicity campaigns), 외국에의 미국 투자나 미국인의 관광을 촉진하는 활동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내용으로 정치적 활동을 해석한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은 그것이 미 연방정부를 겨냥하건 주정부나 지방정부, 사적 영역 또는 일반 대중을 겨냥하건 상관없이 정치적 활동으로 해석한다.
FARA의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지만, FARA는 또한 많은 법적, 상업적 기타 여러 활동을 제한에서 면제하고 있다. 중요한 예외가 그들 자신의 상업적 이익을 위하여 미 정부에 로비하는 외국의 많은 사기업을 보호하는 포괄조항이다.
그러나 미 법무부가 최근 해당 조항을 개정해 포괄조항에 따른 면제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해 주의가 요망된다. 내용이 어떻게 바뀌든, 외국 회사들은 그들의 사업상 필요를 위해 미국의 관리들에게 로비할 수 있기 전에 미국의 다른 법보다도 FARA 아래서 등록을 시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 법무부는 또 얼마전부터 FARA 조사와 형사기소 및 민사소송 추구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외국 관계자들의 미국에서의 활동은 FARA가 적용되든 안 되든 FARA에 맞춰져야 하는 것이다.
◇아놀드앤포터=미 워싱턴에 본사가 있는 아놀드앤포터는 2019년 서울사무소를 열어 소송 전문의 제임스 리 미국변호사가 지휘하고 있다. 미 본토 등 전 세계에 위치한 아놀드앤포터의 여러 사무소와 연계해 미국소송과 국제중재, 미 정부의 다양한 조사에 대한 대응, M&A 자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리=리걸타임즈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