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재 등 대체적 분쟁해결 제도의 발전을 모색하는 'Seoul ADR Festival 2023'이 전 세계의 국제중재 로펌, 변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11월 3일 막을 내렸다. 10월 30일부터 5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선 특히 여러 국내외 로펌이 주재한 다양한 주제의 특별섹션이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그 중 하나가 10월 31일 미국 로펌 Steptoe & Johnson이 대한상사중재원 히어링룸에서 진행한 다관할의 국제분쟁 해결과 미국에서의 IP 소송을 다룬 "US and International Dispute Resolution" 세션으로, 스피커로 나선 Steptoe의 3명의 파트너 중엔 한국계인 송원제(Zachary Song) 미국변호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지식재산권 분쟁은 라이선싱 등 계약에 근거한 경우에만 중재가 진행되는 경우가 보통인데, 특허 등 지재권의 유효성, 침해 등과 관련해서도 중재가 가능한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이번 세션에서 다룬 내용 중 하나인데, 비밀이 보장되는 중재제도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 변호사는 이어 "지재권 분쟁을 미국에서의 법정 소송이 아닌 중재로 진행하게 될 경우 몇 가지 큰 차이점이 있고, 그 중 하나가 미국 소송에 보편화되어 있는 디스커버리 제도라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중재가 더 발달하면서 미국식의 intrusive한 디스커버리가 중재에서도 보편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국제중재는 대륙법 방식에 가까운 제한적인 디스커버리로 진행되어 미국 소송에서의 전면적인 디스커버리와 차이가 있다.
Steptoe가 주재한 이번 세션에선 이외에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와 미국 지방법원에서의 IP 소송의 차이점, 지정학적 배경이 소송과 중재 전략에 미치는 영향 등 기업체들의 관심을 끄는 내용이 많이 다루어졌다.
송원제 변호사는 한국계 변호사들이 많아지기 이전부터 싱가포르에 10년간 상주하며 국제중재를 수행한 국제중재 전문가로, 일반 상사중재는 물론 특히 건설분쟁 사건을 많이 다룬다. SIAC, LCIA, SCC, ICC 등 여러 국제중재기관에서 진행되는 중재사건을 다양하게 수행해 왔으며, 지난 여름 그동안 근무하던 DLA Piper를 떠나 Steptoe에 합류, 런던과 뉴욕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건설분쟁은 현재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여파를 겪고 있어요. 싱가포르 같은 경우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느낌이고, 파산하는 중견 건설 업체들이 있는 반면 반사이익으로 살아남은 건설회사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그는 또 "한국에서도 원가율 상승 때문에 건설 분야에서 많은 분쟁이 번지고 있고 영국 같은 경우도 건설사들이 주요 입찰에 아예 참여를 안 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2023년 초부터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고 최근 건설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송 변호사는 어려서부터 뉴욕에서 생활해 영어를 잘 하고 미국 생활에 익숙해 있지만, 한국에 와서 군복무를 하며 이라크 파병에 자원해 6개월간 의무부대인 제마부대에서 통역병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건설분쟁은 정확한 법리는 물론 상업적인 고려, 로컬 노하우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봐요."
그는 특히 "요즘 같이 복잡한 국제정세에 전쟁과 인플레이션이 겹치는 진중한 시기에는 가장 좋은 해법이 전면적인 중재가 아닐 수 있다"며 "escalation clause를 최대한 활용하거나 이외에 전문가 결정(expert determination) 등 대체적인 분쟁해결 방식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라고 덧붙였다.
송 변호사는 버지니아대(University of Virginia), Cardozo 로스쿨(J.D.)를 나온 뉴욕주 변호사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