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제2부(재판장 신명희 부장판사)는 5월 18일 규격미달의 콘크리트블록을 납품했다가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거래정지 1개월의 처분을 받은 콘크리트제품 생산 · 판매업체 A사가 처분을 취소하라며 조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2022구합70872)에서 "처분은 적법하다"며 A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A사는 2018년 7월 조달청과 콘크리트블록에 관하여 계약기간 2017. 10. 10.부터 2020. 10. 9.까지, 금액 114억 6,600여만원으로 하는 물품구매계약을 체결했다가 이후 단가인하 등 사유로 여러 차례 수정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이후 2022년 3월 수요기관인 밀양시로부터 시설물 보수공사 현장에 보차도용콘크리트블록 27,537개(공급가액 11,834,550원)를 납품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이를 생산해 위 공사현장에 인도했다.
그러나 조달청이 한 달 뒤인 2022년 4월 밀양시 공무원, 조달청 직원이 입회한 가운데 A사가 납품한 콘크리트블록 중 5개의 시료를 채취한 뒤 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4개 시료의 '휨강도'(콘크리트블록에 하중이 작용할 때 저항하는 정도)가 규격요건인 5.0MPa에 미달하자, A사가 납품한 콘크리트블록이 규격미달(중결함)에 해당한다고 보고 A사에게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1개월의 거래정지를 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납품한 콘크리트블록은 '휨강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처분사유가 인정된다"며 "원고가 납품한 콘크리트블록에 대한 시험은 KS F 4419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휨강도' 기준 5.0MPa의 85%인 4.25MPa 이상으로 나왔으므로 한국산업표준(KS) 인증심사기준에서 정한 '중결함'에 해당한다"고 밝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 역시도 그 작성의 규격서 및 자체 검사결과에 의하더라도 한국산업표준(KS) 인증심사기준의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처분은 '보차도용콘크리트블록'에 한정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2022. 1. 1.부터 2022. 5. 31.까지 원고의 매출 구성을 보면, '콘크리트호안 및 옹벽블록' 제품 매출이 98.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보차도용콘크리트블록' 매출은 1.1%에 불과하므로,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미칠 영향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하고, "처분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원고에게 현저한 불이익을 가함으로써 재량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향후 2년간 다수공급자 2단계경쟁에서 '배점 × 0.6'의 평정만을 받게 되어 현저한 불이익이 발생한다는 원고 주장에 대해, "조달사업법 제13조 제4항, 조달사업법 시행령 제13조 제3항의 위임에 따라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의 세부기준을 정함을 목적으로 하는 물품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 업무처리기준(조달청고시) 제7조 제1항, [별표]에 따르면, 수요기관의 장은 위 별표의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 종합평가방식 또는 표준평가방식에 따라 평가한 결과 합산점수가 가장 높은 계약상대자를 납품대상업체로 선정하여야 하는데, 위 별표의 7. 다. 품질관리에 따르면, 전문기관검사 결과 중결함 1회 판정을 받은 경우 '배점×0.6'의 평점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원고는 향후 물품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 입찰 참가 시 평점에서 위와 같이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가 우려하는 바와 같은 감점조치는 시료 채취 검사 결과를 원인으로 하여 향후 수요기관의 경쟁입찰 등에서 위 물품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 업무처리기준 제7조 제1항 및 별표 규정에 의하여 적용되는 것일 뿐, 거래정지 처분에 따라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효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